- 朴, 인위적 물갈이는 안 할 전망
- 長들 시장에 재신임 여부 물어야
박형준 부산시장의 요즘 말 한마디, 일정, 심지어 표정까지도 모두가 ‘뉴스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주에 실시한 시의 첫 고위급 정무직 인사도 박 시장 체제의 시정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역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전임 오거돈 시장 체제 정무직 인사들의 ‘위세’가 오버랩 되면서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뒷말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 인사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경제부시장에 행정 관료를 기용해 조직 안정을 꾀했고, 시장 선거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을 경제특보로 깜짝 발탁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레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시 산하 공공기관장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시 산하 공공기관장은 현재 공석인 부산테크노파크 원장과 부산복지개발원 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23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시장 혹은 변성완 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된 사람들입니다.
오 전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공공기관장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받아 재신임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미스터 합리주의자’로 통하는 박 시장이 무리하게 공공기관장 교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실제로 박 시장은 선거 기간에 “공직 사회 전반을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인 만큼 무리한 시정이나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습니다.
현실적으로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산하 기관장 교체에 개입한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인위적인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공공기관장이 시장에게 재신임을 묻는 대신 남은 임기를 채우기로 ‘담합’을 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물론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정부 공공기관이든 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이든 선거 이후엔 기관장 인사가 언제나 논란거리입니다. 새로운 진용에 맞춰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습니다. 논란을 떠나 보수정당 소속의 신임 시장이 전임, 그것도 진보정당 소속 시장이 임명한 공공기관장과 같이 일하는 것은 어쩐지 어색해 보입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장은 자신만의 색깔로 시정을 이끌 수 있도록 시민으로부터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다음 선거에서 시민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면에서 시장이 자신과 생각이 같은 공공기관장과 같이 일하는 것은 ‘필요조건’입니다. 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를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오 전 시장과 정치적 인연이 있었다는 이유로 임명된 기관장은 스스로 거취를 되돌아보는 게 순리일 것입니다.
시청 내부 개방직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위원장 건축주택국장 등 5개의 부이사관 자리를 포함해 14개 직위가 개방형입니다. 개방직 역시 일부는 오 전 시장 측 인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 시장과 이들이 민감한 시정 업무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에 가깝습니다. 박 시장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박 시장의 뜻과 무관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같이 말했습니다. “(시 산하 공공기관장이) 스스로 신임 시장에게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은 정치 이전에 상식 아닙니까.”
최정현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