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대미·대남 담화를 연쇄적으로 발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북미와 남북관계가 다시금 요동칠 조짐이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천명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또 별도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선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 규정한 미 국무부 대변인의 성명에 대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극대화한 표현이자 국가 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라고 반박했다. 특히 국가적 방역 조치를 ‘인권유린’으로 매도하다 못해 최고 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한 것이라면서 상당한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같은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탈북민 단체의 지난주 대북 전단 살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이라는 등의 거친 표현을 쏟아내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북한측 연쇄담화는 대북정책 재검토가 끝났다는 백악관의 발표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직후 나왔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강력한 불만과 실망의 뜻을 밝히며 주의를 환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미 양국의 한반도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21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와 백악관이 지난달 30일 동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대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 16일 일본 총리에 이어 두번째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