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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세력화 나선 이재명, 시간 벌려는 친문…위태로운 동행

與 친문 vs 이재명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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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사, 이달 ‘성공 포럼’ 발족
- ‘친이재명’ 공식 계파 등장 전망
- 민생 개혁 강조, 독자 백신 등
- 당 주류와 정책 차별화도 계속

- 친문, 후보 경선 연기 꺼내 견제
- 정세균·김경수 등 친문계 주자
- 부상 위한 시간 벌어보잔 속내

- 李, 일단 원팀으로 눈치 보기 속
- 전략적 동반 언제든 파기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5·2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대권후보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당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관계 설정. 친문 진영에서는 이 지사를 ‘배신하지 않을 우리 편’으로는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친문이 이 지사에게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까지 표현했다. 친문 진영에서는 ‘대안’을 물색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고, 그사이 이 지사는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 가운데 굳건한 1강으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은 이 지사의 편이고, 다급해진 친문 진영은 후보 경선 시점을 늦춰서라도 ‘이재명 1강 구도’를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 주류 세력에 대한 민심 이반에 다소 느긋해진 이 지사는 여권 주류 측과의 ‘차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민심’ 지지율에서는 당내 여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지만, ‘당심’은 아직 이 지사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당내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친문’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 권력’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끝까지 동행이 가능할지는 내년 대선 최대 관전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왼쪽 시계방향)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당내 지지율 1위의 이 지사와 나머지 친문(친문재인) 후보 간 관계 설정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국제신문DB
■차별화? 다름?

민주당의 재보선 참패 이후 침묵하던 이 지사가 대권 행보에 가속 패달을 밟고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실용적 민생 개혁’이란 화두를 꺼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거대한 개혁 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 개혁이 정말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언론 개혁’에 방점을 찍은 당 주류 측과는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 지사는 또 ‘경기도 차원의 러시아산 코로나19 독자 백신 수급 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는가 하면, “1가구 2주택이라도 실거주자는 보호해야 한다”고 말해 보유주택 수에 따라 세금을 중과하는 정부 정책과 결이 다른 주장도 내놓았다. 대통령과 당 주류 측을 비판하면서 각을 세우는 ‘고강도 차별화’는 자제하면서도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선 느낌이다.

친문 당원에 대해서도 “그들이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의원들이 과잉반응하는 측면도 있다. 신경을 안 쓰면 아무것도 아니다. 듣기로는 (휴대전화 발신번호를) 1000개쯤 차단하면 안 온다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친문 주류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차별화 선언’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에 이 지사는 이틀 뒤 SNS를 통해 “차별화가 아니라 다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일각에서 최근 제 발언을 두고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하는데, 일부 다름은 있겠지만 의도에 의한 차별화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보선 이전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참패 이후 곧바로 ‘다름’을 부각하고 나선 것만 봐도 결국은 ‘차별화’ 시도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몸집 키우는 이재명

이 지사 진영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을 중심으로 김영진 김병욱 임종성 김남국 문진석 이규민 의원 등 친 이재명계 의원 7명이 중심이 된 ‘성장과 공정포럼(성공포럼)’이 이달 초 발족한다. 5선의 정책통 조정식 의원과 이 지사의 중앙대 선배인 노웅래 의원, 호남을 지역구로 하는 김윤덕 민형배 의원,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 등도 합류할 전망이다.

당내 세력화의 신호탄이자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다. 성공포럼 내부적으로는 현역 의원 30명 이상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 지사가 참여하는 국회 각종 토론회에 현역 의원 30~40명이 몰려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목표 달성이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당내 친문·호남 의원들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몇 명이나 참여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포럼 발족은 민주당 내에 ‘친 이재명계’라는 공식적인 계파가 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경선 연기로 견제 나선 친문

견제에 나선 친문 주류 측에서 꺼내든 카드는 ‘후보 경선 일정 연기’다. 민주당 당헌·당규대로라면 대선 180일 이전인 9월 8일 안에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당장 다음 달에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친문 핵심 진영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경선 연기를 추진하고 있다. 당헌 규정에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후보 선출 일정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있다.

친문 진영에서는 지금 코로나19가 대유행의 기로에 있는 만큼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침없이 경선 일정 연기를 언급하고 있다.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경선 연기 움직임이 있다”면서 “9월에 후보를 뽑아 놓고 야권에서 단일후보 선출 논의로 흥행에 성공하면 선거가 끝나버린다. 계파 입장이 아니라 우리 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만 후보를 일찍 선출해놓으면 몇 개월 동안 집중 공격을 받을 것이고, 후보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 없지 않느냐”면서 “전당대회 이후 이 문제가 제일 먼저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속내는 친문 후보가 부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보겠다는데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이 단시간에 치고 올라가기는 쉽지 않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재판’ 대법원 선고는 6월께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기사회생했듯이, 김 지사가 회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9월 경선할 경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누가 됐건 친문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지사 측은 당연히 발끈하고 있다. 한 측근은 “상식과 원칙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맞다. 순리대로 하자는 것이 이 지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주류 세력인 친문 진영에서 경선 연기를 강행할 경우 막을 방법이 마땅찮다. 이 측근은 “친문 측에서 끝까지 경선 연기를 고집한다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4·7 재보선 전까지만 해도 “그러면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던 것과는 뉘앙스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상황상 경선을 연기하더라도 이변은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엿보인다.

이 지사가 “정치 입문 이래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탈당론에 분명히 선을 긋고 나선 것도 자신감의 연장 선상에서 봐도 될 것 같다. 지난 2일 당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신임 대표는 경선 일정 연기와 관련,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어 의견을 수렴해 논의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송 대표는 친문 색채가 옅지만,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 5명은 모두 친문 일색이다. 여기에다 당내 투톱인 윤호중 원내대표도 강성 친문이다. 당 지도부에서 친문의 입김은 여전히 막강한 구조다. 한 친문 인사는 “경선을 관리할 새로운 지도부의 판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 결정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동반’ 언제까지?

이 지사가 끝까지 문 대통령이나 친문 진영과 각을 세우지 않고 ‘눈치 보기’로 일관할 것인지를 놓고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우선 당내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친문의 장벽을 넘어서야 하는 만큼 끝까지 인내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섣불리 각을 세웠다가는 당내 경선은 물론이고,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본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이 지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던 정 후보가 참패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경험도 있다. 앞서 1997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김영삼 대통령과 각을 세운 끝에 결국 패배했다. 현직 대통령은 여당 후보를 당선시키지는 못하더라도 낙선시킬 힘은 가지고 있다.

반면, 이 지사가 친문 핵심지지자의 마음을 얻기는 어차피 불가능한 만큼 확실한 차별화 전략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로 쏠린 중도 표를 다지는 것이 더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주장도 상당하다. 어차피 ‘힘 대결’로 가야 하는데, 이 지사의 힘이 강력해지면 친문도 미래권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논리다.

   
이 지사는 일단은 ‘원팀 전략’을 선택했다. 아직은 압도적인 지지율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세가 가열되고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면 ‘전략적 동반’은 언제든지 파기될 여지가 있다. 김경국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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