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체제의 부산시 정무 기능에 ‘이상 신호’가 들어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시의회가 박 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주요 사업 예산을 잇따라 삭감하면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시의회의 시 예산 삭감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정 견제를 본격화한 측면도 있지만, 시 정무 라인과 시의회 간 소통 부재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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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열린 부산시의회 제297회 정례회 본회의 모습. 국제신문 DB |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는 지난 23일 박 시장의 1호 공약인 어반루프 사업 착수를 알리는 ‘도심형 초고속 교통 인프라 도입 사전타당성용역’ 예산안 10억 원을 절반인 5억 원으로 삭감했습니다. 심의 과정에서 어반루프의 안전성, 시급성, 실현 가능성을 들어 추경 예산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가덕신공항~도심 접근성 개선과 신기술 선점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며 절충안을 찾은 것입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그나마 줄어든 금액을 아예 없앨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부산의 취수원 다변화를 위해 시가 추진하는 강변여과수 용역예산 4억 원도 도시환경위에서 전액 삭감됐습니다. 낙동강 매리취수장 인근에 가연여과 방식의 취수터널을 만들어 청정원수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추경에 편성할 만큼 시급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 도시환경위의 판단입니다. 박 시장의 1호 결재안인 ‘코로나19 위기 소상공인 지원대책’의 핵심인 동백전 인센티브 확대 예산도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같은 시의회의 시 예산 삭감을 두고 “다른 예산도 아니고 박 시장의 1호 공약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첫 단추부터 일그러진 것은 간단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 한마디로 박 시장의 체면을 구긴 것이다. 그동안 시의회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시의 정무 라인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인사는 “1호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절실함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라면 시의회도 예산 손질에 신중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정무 라인 책임론은 시의회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나옵니다. 민주당 소속의 A 의원은 “시에 고위급 정무직 인사만 하더라도 여러 명인데 상당수 의원은 얼굴도 제대로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는 소속 정당이 다를수록 집행부 정무직 공무원들이 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당 B 의원은 “정무직 공무원은 고유 업무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의회를 포함한 외부 기관과의 스킨십 능력도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앞서 시의 첫 조직개편안이 나왔을 때도 시의 정무 역량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적잖은 반발에 직면했었습니다. 결국 애초 시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의 상당 부분을 조정해 가까스로 시의회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시의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를 두고 적잖은 뒷말을 남겼습니다. 최정현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