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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전략 미스로 추격 빌미…이재명·윤석열의 1차 변곡점

여야 1위 주자들의 위기론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07-19 19:55:3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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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사, 경선 수세적 태도 일관
- 지나친 방어 지적에 전략 급수정
- 바지발언·형수욕설 아킬레스건

- 빅 플레이트 주창한 윤 전 총장
- 정권교체 구체적 방법 못 내놔
- 여의도 거리두기도 아쉬운 대목

- 尹-김동연 행보 향후 최대 변수
- 안철수 등 가세 장외 리그전 땐
- 야권 최종 단일화 시너지 낼 듯

여야 대선 후보 경쟁이 1차 변곡점을 맞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 진영에서 독보적으로 앞서나가면서 일찌감치 ‘대세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경쟁이 과열되는 시점에서 여야 1위 주자가 동시에 주춤하면서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고, 경쟁자와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화상을 이용한 비대면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5·18 구속 관련자와 대화하는 모습. 이재명 캠프 제공·연합뉴스
예비경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1강 구도를 유지해온 더불어민주당 이 지사는 본 경선이 시작되면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추격을 허용해 양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범(汎)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은 중도층 이탈과 함께 지지율이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20%대로 하락했다. 그사이 국민의힘에 평당원으로 전격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수 진영이건 진보 진영이건 ‘지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권을 향한 무한경쟁의 막이 올랐고, 앞으로도 몇 차례 출렁거리는 판세와 함께 후보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흔들리는 대세론

민주당 이재명 지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의 ‘전략 실패’로 경쟁자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나치게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이재명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재명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사이다 발언’을 기대했는데, 예비경선 과정에서 ‘부자 몸조심’하는 듯한 방어적 자세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듯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 자신도 뒤늦게 잘못된 전략이었다면서 공세적 자세로 급전환했다.

‘여배우 스캔들’과 ‘바지 발언’은 두고두고 이 지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경쟁자들이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을 파고들자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했다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부선 씨는 수시로 SNS를 통해 이 지사를 저격하고 있다.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형수 욕설’도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이다. 경쟁자에게는 ‘훌륭한 먹잇감’이다.

‘바지 발언’에 이은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과감한 날치기” 발언 등의 ‘설화’는 불안정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지사의 ‘전매특허’인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말 바꾸기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핵심 진영의 비토도 넘어야 할 과제다.

범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나치게 좌고우면한다는 비판과 함께 1차 위기를 맞았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4개월 동안 잠행을 계속하다가 지난달 29일에야 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측근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전언 정치’라는 혹평도 받았다.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외쳤으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다. 보수는 물론이고 중도층과 진보까지 아우르는 ‘빅 플레이트’를 주창했으나, 정책이나 국정 운영과 관련한 구상은 제시하지 않은 채 ‘반 문재인’ 구호만 외치면서 오히려 중도층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았다.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 표절 의혹과 장모 최모 씨의 구속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여의도 정치와 지나치게 거리를 뒀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추격 후보들의 ‘승부수’

민주당 컷오프 예비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예비경선 이전까지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던 이 전 대표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 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19.3%로, 20% 선에 육박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6월 4주 차 조사에서는 이 지사(28.4%)와 이 전 대표(11.5%)가 16.9%포인트 차이를 보였지만, 이후 3주 연속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며 격차도 6.1%포인트로 급감했다.

이 전 대표는 ‘적통 경쟁’으로 본경선 승부수를 던졌다. 친문 진영의 거부감이 뚜렷한 이 지사와 확실하게 차별화를 시킴으로써 충성심 높은 권리당원의 표심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피를 따진다. 현대의 민주주의에 안 맞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적통 논쟁을 보면 좀 서글프다”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이 지사의 열린 캠프는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후보이고, 민주당의 적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민감한 반응은 ‘적통론’이 권리당원에게 통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꺼내든 승부수는 전격적인 국민의힘 입당 카드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 문제를 놓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전광석화처럼 입당을 발표해 윤 전 총장의 선택지를 좁혔다. 후발주자인 데다 세력도 없고 지지율도 미미한 최 전 원장의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와 가까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둥지를 튼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최 전 원장은 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 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벌인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83%포인트)에서는 5.1%로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이 전 대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시작부터 홍준표 의원(4.0%)이나 유승민 전 의원(3.1%), 정세균 전 총리(2.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1%)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KSOI 여론조사에서도 5.6%로 4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을 ‘그릇’으로 삼은 최 전 원장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여줄 것인지는 지지율이 관건이다. 정치 참여 선언과 입당에 이어 대선 출마 선언 등의 이벤트를 거치면서 현재 한 자릿수인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 올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일정 수준의 지지율에 도달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윤 전 총장에게 거부감이 있는 당내 친박계 의원의 지지를 끌어내기도 수월해 보인다.

하지만 ‘파이터’들과 맞붙어야 하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그리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최 전 원장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쏠림 현상이 있었지만 일시적이었고, 이제 ‘대세는 최재형이다’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윤 전 총장으로는 고장 난 대한민국을 치유할 수 없다. 최재형 신드롬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입장에서, 1등 후보와 맞붙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으로 단숨에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범 야권의 마지막 퍼즐…윤석열·김동연 행보

야권의 대선 지형 최대 변수는 윤 전 총장의 행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출발하기 이전에 입당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세력을 규합한 이후 11월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지지율이 다소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을 따라 곧장 입당한다는 것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캠프 내부적으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일단 ‘입당’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류다. 다만, 국민의힘 당적으로 얻기 힘든 중도층의 지지까지 확보해서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결국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 및 시기와 관련한 변수는 지지율인 셈이다.

19일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 출판 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어떤 행보를 할지도 관건이다. 일단은 제3 지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데, 윤 전 총장과 김 전 부총리가 ‘장외 리그’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지금보다는 유리한 위치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여기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한다면 장외 후보 단일화 경쟁 자체로도 상당한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다. ‘장외 리그전’이 현실화하면 범야권 후보 최종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다만 단일화 과정은 한층 험난해질 수밖에 없고 야권 입장에서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합류로 범야권 무게중심이 일단 국민의힘으로 쏠리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범야권 경선 플랫폼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도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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