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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유력주자 없는 PK, 어디로 튈지 모를 민심이 대권행 열쇠

대권 각축장 된 PK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08-16 19:46:3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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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김태호 지지율 1% 안팎
- 최재형은 지역색 옅어 영향 미미
- 여야 후보들 PK 친화 전략 펼쳐

- 민주당 승리 공식 호남의 지지
- 40% 득표 땐 정권재창출 자신
- 국힘, 수도권 열세 PK서 극복
- 尹 선출땐 충청대망론 가능성도

- PK민심 특정 진영 머물지 않아
- 여야, 대권 위한 쟁탈 경쟁 치열

대권을 향한 여야 주자들의 레이스가 가열되면서 부산 울산 경남(PK) 지역이 각축장이 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PK 민심은 특정 진영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안방’으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던 시절은 끝난 지 오래다. 한때 ‘캐스팅보트’인 중원을 잡아야 대선에서 이긴다는 공식이 있었고, 15대 대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충청권의 맹주인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손잡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DJ 이후 민주당의 대선 승리 방정식은 ‘호남의 지지를 받는 PK 후보’였다. DJ 이후 PK 민심이 대선을 좌우해왔던 셈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대권 주자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근 부산을 찾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태호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제신문DB
2016년 총선에서 시작해 2017년 대선 이후 보수 진영으로부터 급격한 이반 현상을 보였던 PK 민심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사상 유례없는 압승을 안겼다. PK 출신 민주당 대통령을 두 명이나 당선시키면서 민주당의 기반이 다져졌고, 보수 일색이었던 PK 민심이 변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80석이라는 압승을 거둔 21대 총선에서 부울경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의석수가 줄어들었고,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심은 국민의힘에 압승을 안겨줬다. 민주당으로 기울어졌던 민심이 다시 보수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대선 예비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울경이 다시 민주당의 동토(冬土)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1, 2년 사이에 PK 민심은 양 진영의 손을 번갈아 들어주고 있다. 그만큼 민심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대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도 PK 민심은 예단하기 힘들다. 다른 지역에 비해 민심의 변동 폭이 넓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트는 PK

대선 표심을 좌우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지역’이 최대 선택 기준의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백제”, “전국적인 확장성” 등의 발언을 놓고 지역주의 시비를 벌였던 것도 대선에서 차지하는 ‘지역’의 비중 때문이다. 지난 21대 총선 유권자 수를 보면 대구·경북이 435만4000여 명이고 광주·전남·전북은 434만3000여 명으로 정반대의 투표 성향을 보이는 양 지역의 유권자수가 1만여 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유권자수 463만6000여 명인 대전·충남·충북·세종특별시의 투표 성향이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아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입장에서 본다면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PK 지역에서 뒤집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부친의 고향이 충청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될 경우 충청권의 표심이 ‘충청 대망론’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PK에서 40%대만 득표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 공식이 ‘호남의 지지를 받는 PK 후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충청과 손을 잡아 대통령이 됐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입증된 대선 승리 방정식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PK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따라서 ‘PK 40% 득표’를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력한 PK 주자 없는 20대 대선

역대 대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PK 출신 유력 주자가 아직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4대 대선 김영삼 민자당 후보 이후 역대 대선에서 유력 PK 주자가 없었던 적은 한나라당 이회창,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경쟁했던 15대 대선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맞붙었던 17대 대선 등 단 두 차례다. 14대부터 19대 대선까지 6차례의 대선에서 PK 출신 후보가 네 차례 출마해 세 번 당선됐다. 특히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등 세 명의 후보가 PK 출신이었다.

그러나 내년 20대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PK 출신 여야 주자들 가운데 유력 후보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 김두관 예비후보는 지지율이 1%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K 민주당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사라졌다.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홍준표 김태호 하태경 의원 등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세에 눌려 좀처럼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 전 감사원장의 경우 PK가 태어난 고향(진해)이기는 하지만 지역색이 옅다. 홍 의원도 고향은 창녕이고 경남도지사를 역임했지만 고등학교를 대구(영남고)에서 다녔고, 현재 지역구도 대구(수성을)다. 확고한 PK 기역 기반을 가진 김 의원은 아직 존재감이 미약하고, 하 의원도 마찬가지다. 여야 할 것 없이 PK 지역을 ‘전략 지역’으로 판단하고 집중 공세를 펼치는 이유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PK 현역 의원들을 경쟁적으로 캠프의 중책으로 영입하는 것도 ‘PK 친화형’ 후보임을 과시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PK 마지노선 40%

역대 대선 결과를 놓고 볼 때 PK 민심은 대선의 바로미터였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계보를 이어온 후보는 PK 지역에서 40%의 벽을 넘어서야 당선됐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PK 지역에서 193만4000여 표를 얻어 37.6%로 40%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보수 진영이 분열되면서 2위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얻은 33.3%(171만4000여 표)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각각 15.8%와 7.1%를 가져갔다. 19대 대선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였던 데다 보수 진영이 세 갈래로 분열됐다는 측면에서 PK 지역 득표와 결과는 무관했다고도 할 수 있다.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PK에서 188만2000여 표로 38.2%를 얻어 민주당(계열) 후보로는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는 득표를 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PK에서 299만7000여 표를 얻어 당선됐는데, PK에서의 문재인 후보와의 표 차이(111만4000여 표)가 결국 최종 표 차이(108만여 표)로 나타났다.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PK에서 13.4%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경선에서 패배한 후 국민신당을 창당해 출마한 이인제 후보가 29.5%를 확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야권 후보의 PK 득표율이 40%를 넘어섰고,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14대 대선에서도 민자당 김영삼 후보는 193만6000여 표 차이로 승리했는데, PK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었다. 김영삼 후보는 당시 PK에서 306만5000여 표를 얻었는데, 민주당 김대중(45만8000여 표), 통일민주당 정주영(37만5000여 표), 신정당 박찬종(25만4000여 표) 후보 등 야권 후보들이 얻은 108만7000여 표보다 197만70000여 표를 많이 얻었다. 당시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표 차이가 PK에서의 표 차이와 거의 일치하는 193만6000여 표였다. 당시 김대중 정주영 박찬종 세 후보의 PK 득표율을 합산해도 30%를 넘지 못했다.

■열려있는 PK 민심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PK 민심의 변동 폭이 어느 지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갤럽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PK 지역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8월 첫째 주에는 ‘잘한다’가 40%, ‘잘못한다’가 57%였으나, 둘째 주에는 ‘잘한다’가 25%, ‘잘못한다’가 64%로 급변했다.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41.2%의 지지를 받았으나, 일주일 후인 지난 6, 7일 여론조사에서는 30.3%로 급락했다. 지난 3~5일 실시한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에서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22%로,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의 24%에 역전당하기도 했다. 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5%, 민주당이 33%로 나타났다.

PK 민심이 반드시 야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변성이 높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상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교체냐 정권 재창출이냐가 PK 민심에 달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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