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들이 당으로 모두 모여 ‘원샷’ 경선을 통해 선택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6월 26일 부산에서 국제신문과 만나 한 얘기입니다. 당시 당 밖에 머무르고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당,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안 대표 자신을 비롯한 야당 후보들과 함께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날 인터뷰는 국제신문 6월 28일 자 4면에 그대로 실렸습니다.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거친 오세훈 후보와 자신이 단일화했던 방식은, 자신이 불리함을 무릅쓰고 몸을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 대표는 당내 원샷 경선이 안되면 차선책으로 당내외 인사가 한꺼번에 경선을 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는 그로부터 꼭 50일 뒤인 지난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하고 이른바 제3지대 독자행보에 들어갔습니다.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만 보면 안 대표 자신이 언급한 원샷 경선은 쉽지 않게 됐습니다. 차기 대선이 3자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는 분명히 좋지 않은 시나리오입니다.
국민힘과 국민의당 합당 결렬로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 ‘철-석 연대’입니다. 정치에 관심이 많거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아챘겠지만 철-석 연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 대표의 연대를 의미합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대권 후보인 윤 전 총장과 중도층의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안 대표가 손을 잡으면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 전 총장으로의 단일화 가능성이 크지만 어느 쪽이 되든 양쪽이 힘을 모으면 된다는 것으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지지층에서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는 프레임입니다.
안 대표는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부산 출신으로, 부산에서도 철-석 연대를 위해 활동하는 인사가 꽤 많습니다. 이 중에는 드러나지 않게 물밑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철-석 연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두 정당의 합당 결렬에 실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전화위복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최근에 불거진 국민의힘 내부의 이런저런 분란으로 일부 중도층이 지지를 철회하고 있지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불만이 있는 중도층을 붙잡아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을 나쁘지 않게 보는 것은 안 대표가 어떻게든 보수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또 합당 결렬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측이 서울시장 보선에서 과감하게 희생해준 안 대표 측에 그에 맞는 배려를 해줬어야 하는데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 지지 모임인 공정과 상식 부산상임공동대표인 정승윤(부산대) 교수는 부산에서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를 잇는 가교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안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정권교체를 위해 역할을 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이번 두 당의 합당 결렬이 긴 호흡으로 보면 정권교체에 약이 될 것으로 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최정현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