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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이대남’(20대 남성) 지지 업은 홍준표 돌풍…여당도 “윤석열보다 까다롭다” 경계

대선판 덮친 ‘무야홍’ 현실화되나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09-13 19:49:3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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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의 노무현’ 자청한 홍준표
- 야권후보 적합도서 윤석열 추월
- 전체 후보 조사서도 3위로 껑충
- 상승세 타며 역선택 주장도 시들

- 2030서 ‘무조권 야권후보는 洪’
- TK·60대 이상서도 지지율 급등
- ‘이재명 이길 사람’선택기준 변화
- 2강 구도 재편 野 경선 결과 주목

‘홍준표 변수’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홍 의원의 돌풍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선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빗나갔다. 2030 남성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들어낸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이 만만찮은 기세로 국민의힘 경선판을 덮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중앙시장을 찾아 시민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지르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을 역선택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여당 후보들과의 1 대 1 가상대결에서도 홍 의원이 약진하면서 역선택 주장에 힘이 빠지고 있다.

어쨌든 홍 의원의 급부상으로 국민의힘 경선 흥행에 재시동이 걸리고 있다. 이뿐 아니라 홍 의원에 대한 2030 세대의 지지 확보로 보수 전체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홍 의원 본인은 물론이고 보수 진영 전체의 입장에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홍 의원의 약진이 ‘무야홍’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와 함께 정권교체 여론을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보수의 노무현’ 외치는 洪

홍 의원은 지난 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에 노무현이 있었다면, 보수에는 홍준표가 있습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국회의원들이 곁에 없어도 뚜벅뚜벅 내 길을 갑니다”고 적었다.

홍 의원이 ‘보수의 노무현’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대역전극’과 ‘비주류 대통령’ 모델로 해석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경선 당시 지지율 한 자릿수에서 출발했지만 이인제 한화갑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최종 후보에 올랐다.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였던 노 후보는 본선에서도 주류 엘리트 출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홍 의원도 레이스 초반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지지율로 윤 전 총장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는 윤 전 총장을 추월하기에 이르렀고, 여야 후보 전체 지지율에서도 3위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홍 의원은 2005년 저서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나는 초중고등학교 내내 비주류였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생계 때문에 비주류로 전락했고, 검사가 됐을 때도 주류에 포함된 줄 알았으나 착각이었다. 정치판에 들어와서도 주류를 해본 적이 없다”고 ‘비주류’를 자처해왔다. 홍 의원이 ‘노무현처럼’을 언급한 것은 본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지사를 흔쾌하게 지지하기 어려운 친노·친문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보수서도 홍준표 본선 경쟁력 계산

국민의힘 후보 경쟁은 2강 구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고, 홍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지사를 저격하면서 ‘홍준표 대 이재명’ 구도로 몰아가겠다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까지 겹치면서 윤 전 총장이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난 사이에, 국민의힘 후보 경쟁은 애초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서 이재명 지사의 대세가 굳어가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누가 문재인 정권에 맞서왔느냐’에서 ‘누가 이재명과 맞붙어 이길 수 있느냐’는 쪽으로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보수 진영에서도 새로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에게 치우치면서 홍 의원에게 부정적이던 집토끼, 즉 국민의힘 지지층과 TK(대구·경북) 및 60대 이상 세대의 지지율 변화도 주목받고 있다. 알앤써치가 MBN과 매일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0%포인트) 국민의힘 후보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36.5%로 26.5%인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를 넘어서 앞섰다. 2주 전 같은 조사에서는 28.6% 대 20.9%로 윤 전 총장이 앞섰다. 특히 홍 의원은 TK에서 2주 전 19.6%에서 29.1%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18.8%에서 34.7%로 급증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TK에서 42.4%에서 35.9%,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5.4%에서 48.9%로 소폭 하락했다. 60대 이상에서도 홍 의원은 13.5%에서 26.8%로 배 가까이 상승했으나, 윤 전 총장은 42.6%에서 40.6%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 7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2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2.2%포인트)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32.6% 대 25.8%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섰다. 2주 전 같은 조사에서는 28.6% 대 20.2%로 윤 전 총장이 앞섰다. 이 조사에서도 홍 의원은 2주 전에 비해 TK에서는 20.6%에서 37.2%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16.8%에서 31.3%로 급상승했다. 윤 전 총장은 TK에서 30.0%에서 33.1% 소폭 상승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3.3%에서 48.8%로 하락했다. 60대에서 홍 의원은 15.4%에서 26.8%로 상승한 반면 윤 전 총장은 44.5%에서 39.8%로 하락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체 표본을 TK 지역이나 연령층별로 분리할 경우 표본수가 적어서 오차범위가 다소 넓어질 수는 있지만 어쨌든 국민의힘 ‘집토끼’로 분류되는 표본층에서 홍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윤 전 총장이 하락하는 기류는 뚜렷하게 읽히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은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TK 출신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대구에서 다녔고, 현재 지역구도 대구(수성구을)라는 점에서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보수의 본류인 TK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자산은 충분히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30 세대가 만들어낸 ‘무야홍’

2030 세대는 홍 의원의 확고한 지지기반이다. 특히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으로부터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홍 의원 입장에서 본선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선 알앤써치 조사에서 홍 의원은 18~29세와 30대에서 각각 53.9%와 39.9%의 지지를 얻었다. 윤 전 총장은 각각 11.4%와 20.9%였다. 특히 18~29세 남자는 67.2%가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윤 전 총장은 14.2%에 그쳤다. 민주당 이재명 지사와 홍 의원의 가상대결에서는 34.7% 대 30.5%로 이 지사가 앞섰다. 그러나 18~29세 계층에서는 홍 의원이 51.9%의 지지를 얻은 반면, 이 지사는 16.8%에 그쳤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홍 의원은 18~29세 계층에서 37.7%로 16.4%인 윤 전 총장을 앞섰고, 18~29세 남성에서는 53.7%의 지지를 받았다. 윤 전 총장은 18.6%였다. (이상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의원은 ‘막말의 대명사’ ‘꼰대’ ‘극우’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2030 세대로부터는 오히려 ‘팬심’을 확보한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무야홍’이란 말도 2030들이 만들어 퍼뜨렸다고 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젊은 세대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이 최종적으로 마음을 주는 후보가 우리 당 대선후보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홍나땡’? 복잡해지는 여권의 계산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홍 의원이 윤 전 총장보다 본선에서 상대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본선에서 상대하기 더 까다로울 것이란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 또한 ‘전략적 발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홍나땡(홍준표가 대선 후보로 나오면 땡큐)’이라던 분위기에서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재명 캠프의 한 재선의원은 “홍 의원은 오랜 정치 경험과 순발력으로 확실히 윤 전 총장보다 더 맥락을 잘 짚는다. 이재명 지사를 ‘경기도 차베스’라고 압축한 데서 나타나듯이 현안에 관한 메시지 전달 능력은 이 지사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또 국회의원과 경남지사, 대선 등 다양한 출마 경험 때문에 검증 측면에서 볼 때는 윤 전 총장에 비해 공격 소재가 많지 않다. 민주당도 최근 들어서는 회의 석상에서 홍 의원을 언급하기 시작하는 등 홍 의원을 공격 타깃에 추가했있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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