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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야당 김종인의 재부상…‘킹 메이커’ 될까 ‘원팀 리스크’ 될까

국힘 ‘김종인 카드’ 기대와 우려 공존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11-01 19:56:49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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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金 ‘대선 역할론’ 거듭 강조
- 野 ‘총괄선대위원장’ 문제 수면 위로

- 金 “대선 윤석열·이재명 대결 될 것”
- 尹과 ‘포스트 경선’ 논의했을 가능성
- 홍준표 승리땐 비판세력 돌아설 수도

- 안철수와 상극… 단일화도 악영향 우려
- 김동연·금태섭 회동 ‘安 압박’ 분석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임박해지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김 전 위원장과 사실상 공개적으로 만나 ‘경선 이후’를 상의했고, 김 전 위원장도 ‘킹 메이커’에 대한 의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종인 카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안정감과 경륜으로 당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아 압승으로 이끈 리더십도 인정해줘야 한다. 하지만 독선적인 ‘상왕’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호불호가 뚜렷해 선대위를 총괄하게 됐을 경우 ‘원팀’ 선대위 구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악연이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다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제1야당의 ‘킹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할지, 반대로 ‘김종인 리스크’로 작용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달 25일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몸풀기 나선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장악력이 뛰어나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적임자라는 평가와 이미 구세대 정치인으로 정치 개혁이나 새 정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 국면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당내 유력 대선후보의 한 사람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주기적으로 김 전 위원장과 접촉해 왔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 김 전 비대위원장만 한 경륜과 촉을 갖춘 인물이 없다”면서 “김 전 위원장은 대선 개표 방송 때 당선된 후보의 옆자리에 앉게 될 사람”이라는 말로 김 전 위원장의 ‘대선 역할론’을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또 언론 인터뷰에서 “김종인을 잘 활용해야만 대선 승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최종 후보가 누가 되든 김 전 위원장이 가진 총괄 지휘능력이나 메시지 전달 능력 등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단연코 김 전 위원장이 작전 지휘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김 전 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하면서 대선을 이끌어갈 선대위를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괄 선대위원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종인·윤석열·홍준표…복잡한 역학관계

김 전 비대위원장의 대선 역할론이 부각되면서 역학 관계도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후보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는 당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석열 캠프에는 김병민 대변인과 함경우 상근 정무보좌역 등 ‘김종인 키즈’들이 이미 합류해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은 ‘윤석열 대 이재명’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데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윤 전 총장도 김 전 비대위원장의 지원설에 대해 “아마 경선을 마치고 나면 좀 도와주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은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엊그제(지난달 22일) 저녁에 만났을 때는 우리나라 중요한 미래 아젠다에 대해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경선 이후’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지금의 윤 전 총장 캠프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을 놓고도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나름의 구상을 마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이 후보가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과 홍 의원 사이에는 수십 년 묵은 ‘구원(舊怨)’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 의원에 대해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복당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홍 의원은 검사 시절이던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수사할 때 김종인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20분 만에 뇌물 사건을 자백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까지 김 전 위원장은 “내년 대선은 ‘윤석열 대 김종인’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말로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고, 홍 의원은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라면서 “영남 당원들은 김종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선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두 사람의 이 같은 관계로 볼 때 홍 의원이 후보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려되는 ‘원팀’ 선대위… 이준석 전략 오류?

국민의힘 경선이 진흙탕 싸움이 되면서 후보 선출 이후 ‘원팀’이 되어 대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됐다. 경선이 끝나면 패자가 흔쾌하게 승복할 수 있을지, 또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대위에 합류해 정권교체를 위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원팀 선대위’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김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고한 이준석 대표의 전략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 전 총장이 후보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를 총괄할 것으로 보이지만, 김 전 위원장이 주도하는 선대위는 홍 의원을 껴안는 데는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홍 의원이 후보가 됐을 경우도 마찬가지.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김 전 위원장과 행보를 함께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 대선 경험은 내가 더 많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이 “11월 5일이 경과해 봐야지 내가 어떻게 결심할 것이냐를 얘기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홍 의원이 후보가 되면 함께할 수 없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표가 이미 김 전 위원장 역할론을 공언한 상태에서 후보가 배척하고, 김 전 위원장도 비판세력으로 돌아설 경우 당내 분란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서둘러 김 전 위원장의 역할론을 강조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후보가 정리하도록 공간을 넘겨줬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후보-이준석-김종인 라인, 야권단일화?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 유력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안 대표의 지지율이 2~3%에서 높게는 10% 안팎으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박빙의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안 대표가 5%만 유지해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야권 입장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런데 이준석·김종인과 안 대표의 관계가 상극이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를 겨냥해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까지 표현했을 정도다. 그는 최근 들어서도 안 대표에 대해 “이미 대선 포기 선언을 한 사람 아닌가”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도 안 대표와는 2018년 총선 맞대결을 시작으로 악감정이 쌓였다. 이 대표는 최근 “안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안 대표는 “이 대표는 임기가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니냐”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런 이 대표나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와 야권 후보 단일화 내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 적극성을 띠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누가 되건 후보가 직접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이 최근 들어 제3 지대를 겨냥한 행보를 계속하는 것을 놓고 ‘안철수 압박 작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가칭)’ 창당과 관련한 조언을 했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금태섭 전 의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5일 김 전 위원장의 정치 여정을 담은 만화책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 발간위원장도 금 전 의원이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와 금 전 의원 등 제3지대 인물과 교류를 이어온 것은 결국 대통합을 통한 야권 승리를 위한 ‘밑그림’, 즉 ‘선 독자 행보·후 보수 대통합’을 그려왔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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