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공공기관장 인사 검증부터
- 내년 예산안 심의도 험로 예상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후보자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린 시의회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신상해 시의회 의장이 박 시장에게 사실상 선전포고에 해당하는 ‘최종 담판’을 제의하면서 이번 사태가 자칫 시와 시의회 간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오전 박 시장이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간부 회의를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의회에 전운이 감돌았다.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의 부산도시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준우 도시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공공기관장 후보자 인사검증특별위원장을 맡은 박흥식(서구1) 의원의 질의 도중 “부산시가 ‘신임 사장 임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니 준비하라’고 연락했다가 이날 다시 취소한다는 통보를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하자 시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신 의장도 이날 오후 이성권 시 정무특별보좌관을 불러 이들 공공기관장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박 시장의 공식 입장을 물으면서 박 시장과 시의회 의장단 간 면담을 요청했다. 인사검증을 실시한 시의회의 수장이 인사권을 쥔 시장에게 ‘담판’을 요구하면서 ‘임명 불가’라는 시의회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신 의장은 “임명을 강행하면 이는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시장이 시민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이 후보자들을 모두 임명하면 시의회와 해당 기관 노조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당장 진양현 부산경제진흥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부산시설공단과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등 다른 공공기관장의 인사 검증 절차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시의회의 강력한 견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의회 인사검증특위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이어질 공공기관장 후보자 인사검증 절차를 보이콧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앞서 이성권 정무특보를 중심으로 시는 지난주 시의회 경과보고서를 받은 뒤 두 기관의 노사 관계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등을 만나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의견을 듣고 자체 검증을 진행했다. 이후 시와 시의회가 두 명의 후보자 중 1명을 낙마시키는 것으로 ‘정치적 출구’를 모색하는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박 시장은 장고를 거듭하면서 후보자 2명을 모두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이 같은 입장에는 애초 시의회의 두 기관장 후보 부적격 판정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맞서 시의회도 인사검증에 정치적 이유가 개입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공공기관장 임명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이 계속됐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인사권은 ‘담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신 의장의 제의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시의회와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송진영 장호정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