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찰 고위직 도전도 눈길
- 그간 낮은 인지도에 매번 고배
- 당 경선 통과 위한 경쟁력 숙제
내년 부산 기초단체장(구청장·군수) 선거에 도전하는 공무원 출신 인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바닥 민심을 다져온 이른바 직업 정치인이 선출직 기초단체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문적인 행정 경험을 내세운 이들 공무원 출신이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을 끈다.
부산 강서구청장 출마를 위해 다음 주 퇴직하는 김형찬(53) 부산시 건축주택국장과 함께 추연길(66)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조성호(66) 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이 각각 기장군수와 북구청장 선거 출마 채비를 마쳤다.
추 전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기장군수 선거에 나서고자 최근 기장군교통정책연구소를 만들었다. 부산항만공사 출신인 추 전 이사장은 23일 “2018년 부산시의회의 첫 인사검증을 통과한 공공기관장으로, 34년 공직 생활과 기관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행정을 이끌어갈 적임자”라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2014년부터 북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되고자 노력해온 조 전 국장도 내년 지방선거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지역을 누빈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 재임 시절 실세 비서실장이기도 했던 그는 북구에서 공직에 입문해 19년간 근무해 지역 사정에 밝다. 시 기술직 최고위급 인사로 금정구 부구청장을 지낸 김 국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강서구청장 선거에 도전한다. 정년을 7년이나 앞두고 선거에 뛰어든 그의 행보는 일약 지역정가의 관심사가 됐다.
이와 함께 부산경찰청 전현직 고위 간부들의 도전도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해운대구청장에 도전하는 김성수(55) 전 해운대경찰서장이 가장 적극적이다. 브니엘고와 경찰대를 나온 그는 총경 승진 이후 경찰서장만 4번이나 역임한 전력을 토대로 기초단체장에 도전한다. 올해 말 퇴임하는 정명시(60) 전 기장경찰서장도 기장군수 선거의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시 고위 공무원 출신들의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는 과거에 많았으나, 본선은커녕 당내 경선 등 후보 확정 단계에서부터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늘면서 갈수록 도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때 경선이 사실상 보편화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천의 전권을 갖고 행정 능력을 갖춘 이들을 영입해 공천을 보장할 수 있었던 때와는 사정이 아주 달라졌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들은 퇴임 이후에서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오랫동안 인적 네트워크를 다진 지역 정치인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
2018년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구 16곳 중 공무원 출신이 후보로 당선된 곳은 사하구가 유일했다. 당시 사하구청장 선거에서는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인 김태석 민주당 후보와 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이경훈 자유한국당 후보가 맞붙어 김 후보가 당선됐다. 이외 기초단체장 15명은 광역·기초의원 출신 6명을 포함해 직업 정치인이거나 정당 활동을 해온 인물이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공직자들은 퇴임 이후 뒤늦게 선거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지도가 뒤처질 수밖에 없고 공직자 특유의 비역동적인 태도 때문에 반감을 사기도 한다”며 “공직자 출신들은 행정 경험을 갖춘 유능한 후보라는 점에 더해 자신만의 특기를 개발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