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에 국민 관심 쏠리며 뒷전
- 중앙·시도당도 ‘선당후사’ 강조
- “현역·기성 정치인에 유리” 불만
- 예비후보 활동 못할까봐 우려도
내년 지방선거가 사상 유례없이 대선 3개월 뒤 치러져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대선에만 집중되면서 지방선거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인지도가 없는 정치신인들은 중앙당과 시·도당의 눈치를 살피며 이른바 ‘주대야개’(주간에는 대선, 야간에는 개인) 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개인 홍보에 나선 입후보 예정자를 ‘밀고’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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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180일 전인 3일부터 입후보예정자의 성명·사진 등이 게재된 거리 현수막 등은 단속 대상이 된다. 사진은 2일 부산진구의 한 도로에 걸린 여야의 현수막.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가 아닌 정치인이 내건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정치신인 ‘끙끙’… CCTV 확인도
갑과 을로 나뉜 부산 지역 구청장에 도전하는 A 씨는 최근 지역 한 행사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다. ‘내년 3월 대선 전에는 대선 후보를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개인 선거운동은 대선 이후 진행하라’는 지역 당원협의회의 방침에 따르고 있지만 경쟁 후보군 중 한 명이 개인 명함을 ‘배포’ 수준으로 돌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증거 확보’ 차원에서 CCTV를 보게 된 것이다. A 씨는 “불법행위를 신고하려는 게 아니라 누구는 대선 후보 홍보를 하고 누구는 자신의 명함을 뿌리면 공정한 경쟁을 할 수가 없다”며 “이런 건 당협에서 명확하게 경고를 줘야 하는 행위로, 당협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의 구청장 선거 출마 희망자인 B 씨도 “대면 행사가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 그나마 소규모의 주민과 만남을 가져도 마스크 때문에 제대로 얼굴도 못 알리고 있다”며 “대선 결과가 중요한 건 맞지만 이름과 얼굴도 알려야 해 낮에는 대선 후보를 알리고 밤에는 개인 홍보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현역이나 기성 정치인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지역 모임에 불참하는 대신 배우자를 참석케 하는 궁여지책까지 쓴다.
■예비후보자 활동마저 걱정할 판
대선 구도가 박빙의 접전으로 예상되면서 여야는 지방선거 공천에 ‘대선 기여도’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선출직 평가 결과와 대선기여도를 종합해 공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선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종헌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도 “정당과 국회의원이 아닌 입후보 희망자 개개인이 대선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선당후사’를 강조했다.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부산지역 선출직들을 소집해 “3월이 있어야 6월도 있다”고 개인 선거에 앞서 대선 후보 홍보를 우선시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은 예비후보 등록도 대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걱정이다. 대체로 예비후보 등록에 맞춰 선거사무소 개소를 준비하는데, 예비후보 등록은 한다고 해도 대선 전 사무실을 열거나 현수막을 거는 ‘대담한’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예비후보자 등록일은 내년 2월 18일부터지만 이보다 사흘 앞선 2월 15일부터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대선 이후 예비후보자로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해도 대선 결과와 인수위원회 가동, 대통령 취임 등 빅이벤트에 묻혀 주민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구청장과 광역·기초의원이 당내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방선거가 시민의 무관심 속에 실시된다면 최적의 후보자를 골라낼 기회가 줄어들고, 양질의 공약을 마련할 계기마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지역의 한 현역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원래 모든 선거에서 현역이 유리하지만 대선 직후 열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비현역과 특히 정치신인이 유독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보다 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려야 여야가 지역분권이나 지방자치에 앞다퉈 공약을 내놓을 건데, 그렇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송진영 기자
◇ 대선·지방선거 주요 일정 |
2월 1일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
2월 13·14일 대선 후보자 등록 |
2월 15일 대선 공식선거운동 개시 |
2월 18일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 후보 등록 |
3월 4·5일 대선 사전투표 |
3월 9일 대선 투표 |
5월 10일 대통령 취임 |
5월 12·13일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
5월 19일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개시 |
5월 27·28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
6월 1일 지방선거 투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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