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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발전 이젠 실천이다 <1> 위기의 지역대 살리기

지역대 육성 → 新산업 창조 → 도시 부활…책무 짊어진 새 정부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2-03-09 22:07:5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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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으로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5162만 8117명) 절반이 넘게 몰려 괴물 같은 구조가 되어버렸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불균형은 남북 분단보다 심각한 사회 모순으로 자리 잡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새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지역을 살리기 위해 챙겨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 대학 위축되면 고급인력 떠나고
- 일자리 줄어 지역소멸도 가속화
- 지역대 상향 평준화 필요성 커져

- 부산대 1년 예산 서울대의 절반
- 과감한 증액으로 경쟁력 키우고
- 기업·인재 유인할 연구도 늘려야

■지역대학 살리기 논의 시작

지역의 위기는 곧 지역대학의 위기다. 청년의 지역 탈출 및 수도권 진입 쇄도와 지역인구의 고령화 및 저출산은 지역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니 지역대학 등록률이 하락하고 결국 학생 없는 대학 역시 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지역대학이 사라지면 인재 육성에 차질이 생기고 인재가 없으니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및 미래산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요 산업과 성장동력이 사라진 지역은 일자리 부족, 청년인구 탈출 가속화로 지역이 소멸되는 수순을 밟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지금까지 지역 및 지역대학 소멸을 막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문제는 가속화하는 지역 소멸 및 수도권 초집중 현상을 타개할 만큼 근본적이고 강력한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학계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와 같이 수도권 발전 정책을 유지하며 지역에 찔끔 지원하는 식으로는 지역 살리기와 국가균형 발전이 요원하다. 이미 여러 제안이 제시돼 공론화의 물꼬를 텄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제안은 우선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제안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김 교수는 서울대를 제외한 각 지역 9개의 거점국립대에 한 해 1조 원 안팎의 예산을 지속해서 투입해 지역대학을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인재와 미래산업을 빼고 지역을 이야기할 수 없고 인재와 미래산업의 중심에는 ‘대학’이 있다는 뜻이다. 지역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해 이 대학 출신 인재들이 기업과 연구소를 만들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 이끌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국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새롭고 가치 있는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은 대학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지역대학이 세계적 창조권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지 여부가 존폐를 가를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궤를 같이 하는 담론이 ‘대학도시 모델’이다. 대학도시 모델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같이 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고 청년 일자리가 생겨 도시 전체가 살아나는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또 다른 제안은 부산지역 국립대를 모두 통합해 한국과학기술원(과기원)처럼 만들자는 주장이다. 부산시의회 사무처가 최근 내놓은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포스트코로나시대 리셋 전망과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정책비전에 관한 연구’를 보면 지난해 세계대학평가에서 부산대는 국내 25위권에 머무는 데 그쳤다. 이는 건국대 아주대 울산대보다도 낮은 순위다. 보고서는 지역 국립대인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를 통합해 부산과기원(가칭)으로 승격하고 3개 캠퍼스에 예술(금정구) 과학(남구) 해양(영도구) 기능을 집중해 국내외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연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실천이 관건

이들 제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지역대학의 연구력 확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끄는 새롭고 가치 있는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은 결국 고도의 연구력을 갖춘 대학이라는 점에서 지역과 지역대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현실화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대학도시 만들기나 대학통합네트워크 등 다양한 제안이 있어왔으나 현실화되지 못하고 논의로만 끝난 이유이기도 하다. 그나마 대학도시 모델 제안은 지난해 10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산업집적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산업집적법은 대학 캠퍼스에 기업의 첨단 생산시설 설립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른바 ‘대학도시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올초 ‘국가균형발전과 대학혁신정책 대토론회’를 주최한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 김기섭 원장은 “지역대학을 명문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지금처럼 부산대의 한 해 예산이 서울대의 절반밖에 안되는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새 정부가 10개년 계획을 세워 지역대학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황한식 상임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은 더이상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새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처럼 지역 소멸문제는 걱정하면서도 지역대학 육성안을 회피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부산은 지역과 시민이 하나가 돼 지역대학의 발전과 지역 살리기가 실현되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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