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와 동래구, 연제구 모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0.0%에 가까운 득표를 올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6.62~37.42%)를 22.0%포인트 이상 앞선 곳이다. 4년 전 3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와는 다른 구도로 선거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 여야 모두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3명 모두가 초선인데다 출마 희망자도 난립 양상을 보이는 곳이 있어 공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구 국힘 7명 레이스 … 갑을지역 신경전 치열
- 민주 박재범 수성 의지 다져
- 국힘 김병원·김선길·오은택
남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공천 경쟁 이 극명하게 다른 모습이다. 민주당 박재범(56) 구청장은 본선행이 굳어졌지만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들은 무더기로 도전하면서 당내 경쟁이 일찌감치 과열돼 있다.
민주당 후보는 박 구청장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박 구청장은 박재호(남구을) 국회의원의 보좌진을 거쳐 구의회 의원을 한 차례 지냈다. 생활 밀착형 행정가를 자임하는 그는 오륙도 트램 유치와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대표 업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반부터 마스크 배포, 독감 백신 무료 접종에 이어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남다른’ 방역 행정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은 당내 전직 선출직들이 총출동하는 양상이다. 김병원(75) 전 경성대 교수와 김선길(64) 오은택(52) 송순임(66) 이희철(68) 진남일(61) 전 시의회 의원, 유정기(58) 부산시당 주거안정특별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7인방’으로 후보군을 형성했고, 대부분은 이번 지방선거를 정치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여기고 배수진을 친 상태다.
남구 정가의 맏형인 김 전 의원은 “‘60년 남구 사랑’ 정치인으로서 그간 정치인생을 걸고 남구와 주민에게 온몸을 바쳐 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교육과 문화예술의 도시 남구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는, 시의회 재선 출신인 오 전 의원은 50대의 차세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각각 내세웠다. 이 전 의원은 구의회 3선으로 의장을 지냈으며 4년 전 구청장 선거에서 당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공천은 받지 못했다.
행정학 박사인 김 전 교수는 지방 행정의 적임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2012년 총선(남갑), 2014년·2018년 지방선거(남구청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 전 교수는 “행정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오래전부터 구청장으로 남구를 이끌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참신한 사고와 깨어있는 자세에 경륜까지 더하면 안정 속에서 변화를 꾀하는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유 위원장도 엘지메트로시티 입주자 대표회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주거환경 개선 등 남구지역 발전을 이끌 능력을 갖췄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남갑 당원협의회는 그동안 구청장 후보를 남을 당협 소속 정치인들이 독식했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구청장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남갑 당협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이 경쟁력 있는 인사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다만 그동안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지역 금융권의 전직 최고위 인사 등은 출마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연제 민주당 이성문 재선 채비…국힘 이주환-김희정계 갈라져
- 최홍찬 · 주석수 , 이 의원 측
- 안재권은 김 전 의원 측 인사
부산의 행정·법조 중심지인 연제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성문(48)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국민의힘에서는 3강 체제의 후보 경쟁 속에 이주환 국회의원과 김희정 전 의원 간의 오랜 경쟁과 반목으로 분열된 연제구 당원협의회가 어떤 후보를 낼지 관심이다.
변호사인 이 구청장은 이변이 없는 한 당내 후보로 확정된 분위기다. 그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만화도서관을 건립하고 ‘연제오방상권 르네상스 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도했다. 부산에서 40대 법조인으로 역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은 이 구청장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구의회 재선을 지낸 최홍찬(63) 현 구의회 의장과 주석수(60) 전 의장, 안재권(62) 전 시의회 의원이 구청장 후보 경쟁에 나섰다. 최 의장과 주 전 의장은 이주환 국회의원 측, 안 전 의원은 김희정 전 국회의원 측 인사로 분류된다.
4년 전 이주환 의원이 원외 당원협의회장을 하던 때 이해동 전 시의회 의장과 주 전 의장, 안 전 의원이 구청장 후보 자리를 놓고 3파전을 벌이다가 이 전 의장이 구청장 후보가 됐다. 이때 안 전 의원은 시의회 재선에 낙선한 반면 주 전 의장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구청장 선거에 나서 12.54%(1만3053표)를 득표했다. 민주당 후보였던 이성문 구청장이 51.63%(5만3716표)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이 전 의장은 35.82%(3만7267표)를 얻는 데 그쳤다.
당시 지역정가에서는 당내 공천 갈등과 이탈세력의 무소속 출마를 놓고 이주환 의원의 정치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내부 분열의 중심에 서 있던 주 전 의장은 2020년 총선 때 이주환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원봉사자에게 금전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까지 벌금형을 받았다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받아 생환했다.
◇동래 민주 이례적 4파전… 국힘 장준용, 당협 주류와 가까워
- 민주 김우룡에 김문기 등 도전
- 국힘 김희곤 정치력 시험대 올라
동래구는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과 당내 경쟁을 벌이는 후보가 많다. 예비후보 5명이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 당원협의회를 이끄는 김희곤 국회의원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에서는 김우룡(59) 구청장이 재선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주순희(50) 구의회 의장과 하성기(58) 구의회 의원, 김문기(53·동래2) 시의회 의원이 당내 후보 자리를 놓고 4파전을 벌인다. 16개 구·군 중 민주당 구청장 후보에 3명 이상이 도전하는 곳은 동래구가 유일하다. 구의회 재선인 주 의장은 민주당 부산시당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주 의장 직전 구의회를 이끌었던 하 의원도 구의회 재선으로 ‘원조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살찐 고양이 조례’ 등을 발의하며 시의회의 입법 기능 강화를 주도하면서 주목받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장준용(56) 동래구체육회장과 권오성(61) 전 시의회 의원, 정상원(60) 전 부산예술대 외래교수, 임삼섭(65) 안락동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수용(67) 전 구의회 의장이 구청장 출마 선언을 했다. 장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당내 후보 경쟁에서 장 회장과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주장한다. 장 회장을 유력한 후보로 인정하는 셈이다.
통신업체를 운영하는 장 회장은 국제라이온스협회355-A(부산) 지구 총재를 맡아 지역사회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한다.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인 그는 부산장애인부모회와 동래구 장애인협회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시의회 재선의 권 전 의원과 동래구에서만 8번의 선거에 나선 정 전 교수는 그야말로 ‘직업 정치인’이다. 권 전 의원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3선에 실패한 뒤 와신상담하고 구청장 선거에 도전한다. 초대 국민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을 역임한 정 전 교수는 부산 안철수계의 핵심 인물로, 9번째 입후보를 노린다. 임 이사장과 최 전 의장도 지역 기반과 경륜을 토대로 후보 경쟁을 벌인다.
김희곤 의원이 이번 공천을 통해 지역 정치 거물의 그림자로부터 독립하는 ‘새 판’을 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구청장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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