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 전투기인 KF-21(보라매)이 경남 사천에서 이륙 준비를 마쳤다. 초도비행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로 이름을 올린다.
 |
| 지난 6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지상테스트를 시작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1호기가 활주로와 이어진 램프 구간을 지상활주(Ramp Taxi)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달 첫 비행 앞두고 램프택시 시연
9일 방위사업청과 사천의 한국우주산업(KAI)에 따르면 KF-21 시제 1호기는 최근 랜딩기어를 내린 채 지상에서 주행하는 지상활주(램프 택시)’를 시연했다.
KF-21의 수직 꼬리날개에 1호기를 뜻하는 숫자 ‘001’과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KF-21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국기도 그려져 있었다.
공군 52시험평가전대 안준현 소령(공사 54기)이 몰고 온 시제 1호기는 조종석이 1개인 단좌 형태로 제작됐다. 6호기까지 만들어진 시제기는 4대가 단좌고 2대는 후방 조종석도 있는 복좌 형태다.
방위사업청과 KAI는 이달 셋째 또는 넷째 주에 KF-21 초도 비행을 검토 중이다. 첫 비행은 기본적인 성능 시험을 위주로 30∼40분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첫 비행에 성공하면 2026년까지 2000여 시험비행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다. 또 고도·속도·기동을 순차적으로 확장하면서 최종적으로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한다.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KAI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2026년께 최초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KAI는 밝혔다.
‘보라매’라 불리는 KF-21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으로 2001년 8월 김대중 대통령이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시작됐다. KF-X 사업 선언 이후 약 21년 4개월 만에 이륙을 앞둔 셈이다.
KF-21은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블록Ⅰ)에 8조1000억 원이 투입된다. 2026∼2028년 우리나라 단독으로 추진하는 추가 무장시험(블록Ⅱ)에도 7000억 원이 필요해 총 개발비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사업’인 8조8000억 원에 달한다.
블록Ⅰ에서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확인하고 블록Ⅱ에서 공대지 전투 능력까지 갖추는 것이 목표다. 블록Ⅰ은 약 62% 진행됐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분담금을 연체 중이다. 분담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시제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우리나라의 입장이다.
 |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KF21 1호기를 생산 완료하고 지상 테스트를 시작한 지난 6일 KF21 구조시험동에서 하중보정 구조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극초음속 미사일 장착 가능
KF-21은 폭 11.2m에 길이 16.9m이다. 높이는 4.7m로 공대공은 독일산 AIM-2000과 영국산 미티어 미사일을 갖춘다. 공대지 무기는 미국제 외에 한화·LIG넥스원의 MK-82나 방위사업청이 개발하는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도 장착 예정이다.
KF-21 장착을 위해 장기 소요가 결정된 상태인 극초음속 미사일도 추후 개발 성공 시 공대지 무기로 장착될 수 있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해 한때 KF-X 사업 난항의 원인이 됐던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 국산화율 89%를 달성하는 등 주요 장비를 국내에서 만들었다.
사천시는 KAI와 함께 항공우주청 사천 설립도 확정돼 ‘항공메카’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박동식(64) 경남 사천시장은 당선인 시절 “항공우주청의 조속한 설립을 위한 전담팀을 만들고 항공우주산업의 주요 인사 및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KF-21 시험비행 과정에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국방부·KAI와 법적 제도개선을 협의해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겠다. 또 한국환경공단과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해 소음 영향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KAI와 보상 협의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