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에 대해 공권력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초강경 대응 의지를 보였다. 이번 사태 대응이 윤석열 정부의 5년 노정 관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우조선 하청노조 사태와 관련해 공권력 투입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국민과 정부 모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답했다. 이어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공권력 투입 카드도 배제하지 않은 데는 복합 경제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를 방치했다가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조선업계, 나아가 경제 전체가 입는 피해가 막중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시작된 지 50일 가까이 이르렀음에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불법 파업을 통한 집단 실력행사로 뜻을 관철하는 노조를 더 이상 관망해서는 안 된다는 게 대통령실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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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해당 사태를 놓고 여야간 대치도 가팔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정부는 주저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 대응에 한 목소리를 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용산참사,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48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66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더 이상 불법이 용인돼선 안 된다. 대한민국에 치외법권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先) 공권력 투입을 통해 무자비하게 이 문제를 정리하는 것으로 해결이 되겠느냐”면서 “대통령은 사회의 첨예한 이견을 조정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권력이 투입되면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와 같은 참사가 예견된 구조”라면서 “단순 불법 파업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조선업의 근본적 다단계 구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정부가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20일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대응키로 했다.
윤 대통령의 공권력 투입 시사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동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무엇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삭감된 임금을 보상하라는 것도 아닌, 원상회복 요구에 대한 답은 오로지 ‘법과 원칙’”이라며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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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조선소 독 화물창 바닥에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