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시대 74년 만에 마침표
- ‘0선’ 대통령 정무감각 부족 노출
- 자택서 폭우대응 전화 지시 시끌
- 반도체·사드 미중 균형외교 난제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며 용산시대를 연 윤석열 정부의 100일은 영광보다 시련이 많았다. ‘공정과 상식’에 대한 국민적 부름으로 정치 입문 1년여 만에 국정 최고지도자에 올랐지만 준비 부족의 한계를 실감한 ‘0선’ 대통령은 본격적인 내부 재정비로 위기를 돌파하고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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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사진은 윤 대통령의 입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관저 전경.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첫날부터 74년간 권력의 중심이었던 청와대에서 나와 서울 용산 한복판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한 건물에 기자실을 두고, 상시적으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는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출근길 문답에서 정제되지 못한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자 탈권위·소통 행보가 되레 국정에 부담이 되는 리스크 요인이 되기도 했다. 최근엔 문답을 2, 3개로 줄이고 질의응답에 앞서 윤 대통령이 짤막한 모두발언을 내놓는 식으로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
이달 중 한남동 관저 입주를 앞두고 최근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로 폭우 대응 지시를 한 것을 놓고 야권은 ‘탈(脫) 청와대’ 시대의 재난대응 문제점에 대한 쟁점화를 시도하는 상황이다. 15일 공개된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지난 12~14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 현장에서 지휘를 했어야 한다는 응답이 65%로, 자택지시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응답(32.6%)의 배에 달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사가 꼽힌다. 대통령실과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이 여럿 배치돼 ‘검찰 편중 인사’ 비판이 나왔고, 여기에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졌다. 야권은 연일 윤 대통령이 상징으로 내세웠던 공정·상식의 철학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더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만 5살 취학’ 정책 혼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장관 후보자까지 포함 5번째 낙마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싼 집권당의 내홍은 윤 대통령과 여당 신뢰 추락으로 이어졌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속 반도체 공급망 등 대중 포위망 합류를 압박하는 미국과 사드(THAAD) 관련 ‘3불 1한(사드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망·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기존 사드 운용 제한)’까지 압박하는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어려운 과제에 놓였다. 북핵 고도화에 맞서 비핵화 해법을 모색하는 것과 한일 관계에서 가해기업의 자산 현금화 이전에 강제징용 해법을 찾는 것도 급선무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즈음해 다듬은 정국 쇄신 구상이 어떤 국정기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