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기장군 일광면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 부산시에 사업자와 공공기여 협상안을 재논의하라고 주문했다.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29일 시 도시계획국이 제출한 이 안건 의견청취안의 심사를 보류했다고 30일 밝혔다. 시의회는 “본 사업은 민원 협의 등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공기여를 바탕으로 개발계획이 세워지도록 더욱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해 ‘공공기여금 제시액 재논의’와 ‘교통영향평가 심의 완료’ 뒤 의견을 제시하고자 심사를 보류한다”고 공식 설명했다. 시의회는 ‘추가 공공기여’에 사업 추진을 위한 필수비용인 도로 확장 비용이 포함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민간사업자인 ㈜동일스위트가 추진 중인 옛 한국유리 부지(14만5584㎡) 개발사업에서 사업자의 공공기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곳을 사전협상 대상지로 정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곳은 옛 한진CY 부지에 이은 두 번째 사전협상제 적용 대상지다. 특히 시가 약 10만 명이 참석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이곳에서 열기로 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시와 사업자는 지난 4월부터 5차례 협상을 진행해 2400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 협상안을 도출했다. 사업자는 이곳의 용도를 일반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 등으로 바꿔 최고 48층 아파트 8개 동(총 2086세대)과 숙박시설 570실을 비롯해 해양문화·관광시설 등을 짓겠다며 시와 사전협상을 벌였다.

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협상 시작과 완료 때 각각 한 차례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데, 이번 의견청취는 협상 완료 이후 절차에 해당한다. 8대 시의회에서는 협상 시작 때 이 안건을 심사해 한 차례 보류한 뒤 통과시킨 바 있다.

임경모 시 도시계획국장은 “시의회의 지적을 반영해 공공기여 협상안을 수정하겠다”며 “다음 달 초 교통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 만큼 이르면 다음 달 말 임시회 때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