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넘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함에 따라 곧장 핵실험까지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은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한 직후인 지난달 25일을 시작으로 지난 1일까지 일주일간 4차례에 걸쳐 7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어 이날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IRBM을 발사해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미사일 도발의 사거리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연합뉴스
이번 IRBM은 고도 970㎞로 4500여㎞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 올해 1월에 발사했던 IRBM과 달리 이번엔 구현 가능한 사거리로 실제 발사하면서 태평양(괌)의 미국 전력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미국령 괌까지의 거리는 3400여㎞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발진하는 기지 뿐 아니라 한반도 인근으로 접근하는 미군 전력을 겨냥한 전략 도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2017년 5월 14일과 올해 1월 30일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두 차례는 모두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각 700㎞, 800㎞ 정도로 조절한 바 있다. 북한이 2017년 9월 15일 쏜 화성-12형은 고도 770㎞, 비행거리 3700㎞로 탐지돼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날 미사일 발사와 가장 유사한 제원을 보였는데 이번 발사는 당시보다 고도, 거리 등에서 한층 더 나아갔다.
북한은 이번에 IRBM을 최대 사거리로 쏘아 핵탄두 탑재 B-52H 전략폭격기 등 괌에 배치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의도도 있어 보인다. 여기에 2017년 9월 15일 이후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넘어가게 미사일을 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은 일본의 반발을 무시하면서 괌뿐 아니라 일본에 배치된 미군 전력에 대해서도 위협을 가한 셈이다.
북한의 도발이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올해 초에도 1월에 IRBM을 쏜 뒤에 2월부터 5월 말까지 ICBM을 6차례나 쏘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핵실험까지 가기 위한 단계 아닐까. 중거리 다음은 장거리(미사일)일 것이고 다음은 핵실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실험 시기는 오는 16일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8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국가정보원도 이때를 핵실험 가능 시기로 꼽았다. 중국의 ‘잔치’를 배려하면서, 미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면 이때가 핵실험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최적의 시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