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아래에 경찰국이 신설됐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 당시 이렇다 할 역할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국 설치 당시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반발 여론 탓에 행안부 장관의 경찰 치안 업무 지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탓인데,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에서 다시 거론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행안부 내 경찰국을 설치했지만 치안 사안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느냐’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윤 정부 들어 경찰국 신설을 하면서 행안부 장관의 경찰 치안 업무 지휘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했으나, ‘정부의 경찰 통제’를 우려하는 여론에 밀려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사고 당시) 경찰청으로부터 상세한 현황 보고를 못 받았고, 왜 사고가 났는지에 대해서도 보고받지 못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전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했다.

행안부 경찰국이 지난 8월 공식 출범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또 ‘안전·재난 관련 경찰의 업무에 문제가 생긴다면 행안장관의 책임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그런 업무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실행(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참사 후 자신의 첫 발언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민들이 들으시기에는 부적절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수차례 유감의 뜻과 사과의 의사를 밝혔다”며 “다시 한번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 경찰 소방력 대응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을 불렀다.

이 장관은 경찰 소방당국 의료기관이 소통할 수 있는 재난안전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각 재난 기관 안에서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다른) 기관 사이 (소통엔) 문제가 있었다. 개선 방안을 고민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