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1위 설계·건설사 나섰는데
- 공법 등 엇박자 … 예산도 눈덩이
- 발주한 시청 담당자도 서로 이견
- 시의회, 市 건설본부 감사 청구
부산항 북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오페라하우스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지난 7일과 14일 열린 부산시의회의 부산시 건설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그동안 곪아온 ‘환부’가 한꺼번에 터졌다. 시가 발주하고, 부산 1위 건설사와 설계사가 참여했지만 착공 4년이 흐른 지금, ‘네 탓 공방’만 남았다. 이미 3000억 원을 넘긴 사업비는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고, 2024년 10월로 예정되었던 개관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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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항 오페라하우스 전경. 국제신문DB |
시는 2012년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노르웨이 스토헤타사와 일신설계 컨소시엄을 설계사로, 2018년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첫 번째 문제는 예산에서 불거졌다. 북항을 관할하는 부산항만공사( BPA)의 지원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2018년 BPA는 오페라하우스에 500억 원을 지원하는 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는데, 기재부는 거부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기 지연으로 사업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국비 지원도 막혀 시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 난관은 공법 변경이다. 2019년 초 파사드(건물 정면부) 시공 공법에 대해 시공사가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다. 2020년 6월 시공사에서 제안한 대안 공법을 설계사가 거부하자, 시는 콘테스트까지 열어 올해 초 새 공법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번엔 공법이 최종 확정되기 전 파사드 기초구조물이 시공된 것이 논란(국제신문 9일자 1, 3면 보도)이 됐다.
설계 부실 문제는 이번 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시공사는 “시공에 필요한 설계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설계사는 “문제 없다”고 맞서고 있다.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문제도 드러났다. 새 공법을 선정하는 콘테스트에서 설계·시공 일괄 입찰방식을 도입한 것이 맞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시공사는 이미 계약된 당사자가 있는데, 파사드 시공만 별도의 업체와 계약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인 반면 이병동 시 건설본부장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계약 방식에 대해 시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아 향후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총체적 난국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어서다. 시와 시공사 설계사 모두 ‘네 탓’만 하는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관리·감독의 최종 책임자인 시는 이번 감사에서 소통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담당부서 본부장과 부장 팀장이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시공실적 부산 1위 시공사인 HJ중공업과 부산에서 손꼽히는 설계사인 일신설계는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들은 감사 내내 같은 질문에 완전히 상반된 답변을 하면서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한 시의원은 “이들의 답변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감사 중 퇴장하기도 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자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결국 시에 건설본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