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부산시의회가 첫 부산시 행정사무감사(행감)와 예산안 심사에서 예상보다 비판 수위가 높은 ‘매운맛’ 의정 활동을 선보이면서 박형준 시장에게는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의회는 제 310회 정례회가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행감과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1일 현재 예산결산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8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일색이었던 8대 시의회와 달리 9대 시의회는 민주당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국민의힘으로 채워진 만큼 같은 여당 소속인 박형준 시장과의 밀월 관계가 예상됐다.
지난달 7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2022 워라밸 주간 기념식'에서 박형준 시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하지만 시의회는 박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을 중심으로 총 500억 원을 삭감하는 등 시정 견제 수위가 높았다. 특히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이 시 실·국장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는 결국 세 차례의 보충 감사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특히 시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보충 감사 중 한 건은 기관장의 업무 파악이 미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시의원은 “업무를 완벽하게 꿰고 있는 실·국장도 있었으나 감사 과정에서 꼭 의지를 갖고 일을 해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무기력한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예산을 깎으면 예산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아예 아무 일도 안 할까봐 걱정될 정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산 정가와 관가 안팎에서는 2020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중도사퇴를 계기로 시작된 어수선한 분위기가 오래 이어지면서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와 복지부동이 만연해졌다는 평가가 줄곧 제기됐다. 박 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2년차 집권에 접어들었지만 이런 분위기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는 시각도 많다.
이 때문에 시의회가 박 시장 대신 시정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면서 시 내부에서 다시 분위기를 다잡고 일을 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시의회가 시장 대신 공직사화의 기강을 잡고 있으니 박 시장 입장에서는 내심 웃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