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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협상 '벼랑끝 싸움'..."초당적 협조"VS"부자 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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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을 하루 앞둔 8일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벼랑 끝 협상을 이어 간다. 여야는 내년 예산의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회기 안에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예산안 주요 사업의 감액 규모나 대상을 놓고 이견을 보인다.

여야는 이날 오후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마친 뒤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추가 협상에서 ‘최종 담판’을 시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하는 등 막판 조율을 시도했으나 채 1시간도 안 돼 견해 차만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인 만큼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요청했으나 박 원내대표는 “초부자 감세안부터 철회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민주당 정권을 국민의힘 정권으로 바꾼 것은 국민의힘 정책으로 나라를 운영해보라는 뜻”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새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야당은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 예산심의권이란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하라는 게 아니라 정부안의 부족함을 바로잡으라는 것”이라며 “정부안대로 가급적 가자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예산심의권을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대대표는 이어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슈퍼부자, 초부자를 위한 감세 법안과 정책을 철회하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예산을 민생예산으로 쓰면 오늘이라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신경전이 계속되자 김 의장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 날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오늘 중에 여야가 합의해서 예산안 골격을 만들지 않으면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처음으로 정기회를 넘기는 불명예를 기록할 수 있어 초조한 심정”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예산안을 꼭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여당의 예산안 협상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5시 이후 추가 회동을 갖고 최종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서로 입장 차만 확인했다”면서도 “내일 예산안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과 두 원내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예산안 협상 시안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트 작업’이라고 불리는 기획재정부의 예산명세서 작성 시간까지 고려하면 이날 늦은 시간에라도 쟁점이 합의돼야 정기국회 회기 내 원만한 처리가 가능하다. 늦어도 9일 오전까지 최종 타결안이 나오지 않으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어렵다.

그런 데도 여야 양 측은 예산안 감액 단계부터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 세출 예산에서 최소 5조100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과 정부는 2조6000억원 이상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국가재정 건전화를 위해서 자체로도 지출을 22조 원 구조조정했고 국세의 40%를 지방교부세로 주기로 한 규정에 따라 내년에는 국세 수입이 많다. 이 때문에 24조 원이나 지방에 가야 되기 때문에 가용재원은 평년의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추가 삭감 불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본예산 규모가 더 작았던 문재인 정부 5년간은 단순 회계 이관을 제외하고도 평균 5.1조원을 국회에서 감액했다”며 “감액을 더 과감하게 수용해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고 민생·경제에 재정 여력을 집중할 수 있다”며 추가 감액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대통령실 이전 등 정치적 이해가 갈린 예산안을 두고도 양당의 의견 합치는 요원하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포함된 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 등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세입 예산 부수 법안을 두고도 의견 차이가 크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인세 등을 증세해서 그것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1가구 1주택 기준은 12억원으로, 저가 다주택자 기준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하는 것에 사실상 합의했는데 두시간 만에 (여당이) 다주택 누진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형적인 부자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율을 20%로 낮춘다고 해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민주당은) 낡은 이념,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며 “무려 120만명 가까운 사람이 종부세 부과 대상인데 우리나라 초(超) 부자가 120만명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야당이 처리를 시도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예산안 처리를 막는 복병으로 작용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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