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PC 조사하고 前청장 줄줄이 소환
- ‘소주성 설계’ 홍장표 前수석까지 검토
- 與 “판타지 위해 숫자 조작…석고대죄를”
- 野 “감사원, 정치보복·야당탄압 앞잡이”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과 관련한 감사를 본격화하면서 신구 권력이 또다시 충돌하는 양상이다. 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을 정조준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에 맞먹는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소득·고용·집값 등 주요 통계가 조작됐다는 의혹과 관련, 통계청 국토부 한국부동산원 등을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황수경 강신욱 전 청장을 불러 소득 관련 통계 조작 의혹을 조사한 데 이어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전 경제수석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최근 통계청 직원 PC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는 한편 황수경 강신욱 전 청장을 직접 불러 2018년 가계동향조사 관련 논란과 황 전 청장 경질 전후 과정도 조사했다. 문 정부 초대 통계청장이었던 황 전 청장은 취임 13개월 만인 2018년 8월 소득주도성장 정책 이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뒤 갑작스레 교체됐다.

감사원은 또 국토부가 부동산 가격 동향 조사를 할 때 표본을 치우치게 추출하거나 숫자를 임의 입력해 통계에 왜곡이 발생하게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7월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문 정부 들어 집값 상승폭을 묻는 질의에 “감정원 통계로 서울 전체 집값은 11% 정도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해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실련은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근거로 문 정부 3년간 서울 전체 집값은 34%,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2%에 달한다고 발표해 정부 통계와 괴리를 보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부동산 관련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그것이 바로 국정농단”이라며 감사에 적극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판타지 소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통계청을 조종했다는 것은 나라를 좀먹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들을 조작과 은폐를 통해 강행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자들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맹폭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 계속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의 앞잡이가 돼 가고 있다”면서 “정책 결정권자가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까지 감사원이 나서서 월권적인 감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