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한 정찰 자산 대안으로 활용
- 남측 혼란 대비태세 떠볼 의도도
- 지속적 도발로 9·19합의 무력화
북한이 26일 무인기로 5년 만에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을 강행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트집 잡으며 탄도미사일 발사, 해상완충구역으로의 포 사격, 군용기의 대규모 출격 등으로 긴장을 끌어올린 연장선에서 이번 무인기 도발도 저질렀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통상적으로 북한은 12월 결산 총화기간에는 도발을 자제해 왔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모든 자산과 방법을 통해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계속 조성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무인기가 우리 영공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사실상 침략행위에 준하는 고강도 도발“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려 핵보유 정당성의 명분을 만들려고 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최근 이어진 9·19 군사합의 무력화 행보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2018년 체결된 9·19 군사합의에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서부지역은 10㎞, 동부지역은 15㎞ 안에서 무인기 비행이 금지돼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을 넘어 아예 MDL을 건너 영공까지 침범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0월 9·19 합의를 명시적으로 위반하는 완충구역 내 방사포 등 포병 사격을 감행한 이후 이달 초에도 한미의 포사격 훈련을 트집 잡아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포병사격을 벌이는 등 9·19 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해 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무인기를 띄웠다는 것은 9·19 군사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평가했다.
정찰 임무 등 군사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2017년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까지 내려가서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서울까지 내려온 무인기가 남한 상공을 7시간 넘게 휘저으면서 상당한 분량의 정찰 정보를 얻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북한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정찰 자산”이라며 “재래식 측면에서 정찰자산이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양 총장도 “북한은 최근 정찰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정찰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며 “그 이전까지는 이러한 무인기 정찰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측에 혼란을 주는 동시에 남측의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한 다목적 포석도 깔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항공당국은 이날 오후 합참의 요청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1시간 안팎으로 항공기 이륙을 중단하는 조처를 취했다가 해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