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전력으로 격추시도 적절성 논란
- 軍, 탐지 빨라도 잡아낼 역량 떨어져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대낮에 대통령실 일대 상공까지 넘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의 부실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핵심 시설에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2019년 도입한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 ‘SSR’이 배치돼 드론·무인기를 탐지하고 주파수를 무력화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처음 맞은 실전에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중 전력 위주로 격추를 시도한 점 역시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는 물론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등 공격 헬기까지 군용기 약 20대를 동원했지만 격추에 실패했다.
기본적으로 북한 무인기 작전은 지상의 국지방공레이더와 이 레이더의 정보를 받는 벌컨포 운용 대공 방어부대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평소 훈련이나 대응 매뉴얼 등을 고려하면 지상 대공 방어부대들이 북한 무인기 포착 시 사격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에 지상 부대들이 육안으로 관측하지 못했거나 유효 사거리 내에서는 무인기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시였더라면 지상 대공포가 즉시 가동됐을 수 있는데 (어제는) 민간 피해를 고려하면 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14년 4월 북한 무인기가 남측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군이 내세운 무인기 대응 전력 확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군은 저고도 탐지 레이더 도입, 신형 차륜형 대공포 개발, 전파 교란을 이용하는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남하하기 전부터 포착한 점으로 미뤄 탐지 역량은 이전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지방공레이더 등 탐지자산이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4∼2017년 국내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모두 엔진 이상 등으로 추락한 것이지 군이 선제적으로 탐지·포착한 게 아니었다. 추락하지 않으면 몰랐다는 얘기다.
다만 탐지한 무인기를 잡아낼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벌컨포를 대체할 30㎜ 차륜형 대공포는 작년 말부터 배치됐으나 이번 작전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전파 교란 무기 ‘재머’는 최근 체계개발이 시작된 수준이다.
논란이 커지자 합동참모본부는 대국민 사과하며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신철 작전본부장은 이날 “적 무인기 5대가 영공을 침범했지만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 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우리 군은 각급 부대별 탐지·타격 자산 운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양한 능력의 드론 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정찰 등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