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지난 26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 공청회를 시작으로 특별법 심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찬반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들이 나온다. ‘원전 부지 내 폐기물 저장시설 영구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당 내 엇박자가 나오면서 지역의 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27일 부산을 방문해 고준위 특별법에 대해 “주민 수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표가 되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 안 등 3개의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다. 명칭이나 세부 내용 등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지 내 저장시설’을 규정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이 결국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이나 ‘영구 저장시설’로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6일 공청회에서 드러났듯 국민의힘 대체적인 분위기는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하자는 의견이 주류다. 당장 지난해 8월 발의된 이인선 안에는 김미애 김희곤 백종헌 강기윤 권명호 박성민 서일준 하영제 등 부울경 의원이 8명이나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해당 상임위인 산자위 박수영 의원도 29일 “지역이 우려하는 부분은 특별법 내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지역의 우려는)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이고, 이 법은 최종 처분시설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최종 처분시설은 지하 500m에 짓는 건데 아예 시설 자체가 다르다. 오히려 그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언제 최종 처분시설로 들어갈지’ 시점을 못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기 전 야당 시절인 2021년 12월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민주당 김성환 의원 안 발의와 산자부의 기본계획안에 대해 “위험한 폭탄 떠넘기기”라고 비난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시점에 따라, 의원 개개인에 따라 엇갈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 김현욱 집행위원은 “정치권이 지역주민의 재산권이나 생명권이 달린 문제를 밀어 부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특별법 내 모호한 용어와 규정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특별법 3개 안 모두 새로운 용어인 ‘부지 내 저장시설’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 용어는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임시저장시설’을 ‘부지 내 저장시설’로 법률화했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 이것이 사용후핵연료 관련 법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며 용어 삭제를 주장했다. 또 탈핵단체들은 부지내 저장시설 규정한 33조를 폐기물 영구 저장시설 고착화의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그런 해석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고리 원전을 지역구로 둔 정동만(기장)의원은 “지역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특별법 제정 시 명시적으로 ‘부지 내 저장시설에 영구저장 금지’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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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등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산자위원들과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정재학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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