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현안 외면해 정책 진정성 의심
- 수도권 의원 득세 현실에 비난 여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를 노골화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이 ‘헛발질’ 구설에 올랐다.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방발전 방안 중 하나로 ‘부산에 도쿄돔을 능가하는 수준의 사직구장·부산 돔 건설’을 제시하면서다.
 |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이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 르네상스 10대 방향’을 설명한 뒤 주요 거점 지역을 겨냥한 정책을 언급하면서 부산에 돔 구장 건설을 소개했다. 그런데 부산시는 이미 지난달에 사직구장을 개방형 구장으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 방향을 확정한 사업에 ‘뒷북’ 제안을 한 것이다.
시기의 문제를 떠나 부산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돔 구장이 아닌 산은의 완전한 부산 이전이다. 금융중심지 부산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산은 부산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고, 김 위원장도 이를 모르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인사가 김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역구는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이다.
산은 부산 이전이라는 부산 최대 현안을 모른 체 하고 내놓은 제안이 사직 돔 구장이다. 뒷북 대안, 그것도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작은 방안을 제시한 것은 정책위원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날 회견의 또 다른 한 축인 지방분권·균형발전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산은 이전 문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을 가진 대안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최소한 뉴스 검색이라도 해 봤더라면 3주 전에 결정된 사직구장 재건축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최근 민주당의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퇴색했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혹은 민주당의 균형발전 브랜드를 총선용 브랜드로 내세우려고 한 것인지, 김 위원장이 이날 지방 관련 발언을 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이날 균형발전 방안으로는 부산 외에도 경남 전북 세종 등 지역의 안건도 제시됐다. 하지만 부산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다 보니 다른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도 과연 심도 깊은 논의를 거친 제안이 나왔을지도 의문이다.
그는 균형발전정책과 관련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와 분권이 이뤄지도록 자치입법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각 지방의 핵심 역량을 발전키는 입법과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을 향한 엉뚱한 제안은 수도권 의원들이 득세한 민주당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