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정권서도 선거철 이전 의지
- 민주 압승 후 논의 수면 아래로
- “대상기관 반대 등 예상한 문제
- 이제 와서 연기하는 것은 기만”
- 지역 시민단체 조속 진행 촉구
- “산은 부산행 차질 줘선 안된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5일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공식 언급하면서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천명한 윤석열 정부도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문제는 지난 정권에서도 선거철만 되면 등장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차 공공기관 이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인덕 기자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부산 울산 경남(PK)을 비롯한 비수도권은 노무현 정부의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후속 작업에 대한 ‘희망고문’을 겪었다. 2018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준비하겠다는 선언적 발언을 하고, 이어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가 이전 관련 용역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당시 이 대표는 4·15 총선 이후 수도권에 있는 300여 개 공공기관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청와대 보고까지 끝난 혁신도시 성과 평가 용역 결과 발표는 3차례나 연기됐다.
당시 이전 추진이 멈춰섰던 이유 중 하나도 선거였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여론을 의식하다 보니 이전 논의가 늦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의 핵심은 정권의 의지에 달려 있다. 국가균형발전에 강한 의지가 있다고 자부했던 문재인 정부도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관련해 대상 기관 노조의 반대, 지자체 경쟁과 지역 안배, 선거와 맞물린 시기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도 ‘데자뷔’가 우려되는 것이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전 대상 기관의 내부 반발, 지자체 간의 유치경쟁 문제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제기됐고, 이미 알고 있던 문제였는데 이제와서 이런 이유를 들어 2차 이전을 늦춘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추가 이전 작업의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이날 “정부는 일정에 맞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하고 바람직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가 시한을 넘겼다”며 “국토교통부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이전 기본계획 발표 연기는 지자체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는 일정에 맞춰 이전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특히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 연기가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거나 국토부를 항의 방문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