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내 응급의료기관 35곳 존재
- 소아청소년 전문의 상주 1곳 불과
- 예산낭비 방지위해서도 노력할 것

지난 3월 열린 312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 부산지역 소아·청소년 응급환자들이 119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고, 중증 질환 소아 환자가 상급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으려면 40일은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이 PPT를 통해 공개됐다. 빼곡한 보충자료까지 본 박형준 부산시장은 “깊이 공감한다”며 후속 대책을 즉시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형철 시의원이 소아응급의료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이 시정질의 주인공은 김형철(연제2·국민의힘) 시의원. 이날 이후 부산시의 소아응급 의료체계 구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부산시에서는 응급의료 TF가 꾸려졌고, 부산의료원은 24시간 소아 응급의료를 시작했다. 지역사회도 움직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달빛어린이병원 시설 확충에 3억 원을 쾌척했다.

“시의원 출마를 전후해서 아이들이 갈 병원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12살 7살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심야 시간에 아픈 아이 데리고 병원 찾아 헤매는 거 해봤거든요. 이건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싶어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119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된 소아 청소년 환자는 모두 7504명. 이 중 34명은 심정지 등 중증 환자였다.

“부산에 응급의료기관이 35곳이나 있는 것 아세요? 하지만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1곳에 불과합니다. 경제논리에 밀려서 애들이 갈 데가 없는 게 말이 안되는 상황 아닙니까”

이 같은 소아응급의료에 대한 관심은 저출산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부산은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4개 구에서는 24시간 분만이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보건의를 필수의료에 투입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 요청해볼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필수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지역의사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역 의과대학, 부산시와 머리를 맞대보려구요.”

농업분야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2018년 연제구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김 의원은 청년과 스타트업 관련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가 적지않은 예산을 청년정책을 수립하는 데 투입했지만 정작 부산지역 청년들은 여전히 힘들다고 합니다. 수십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꼴찌인 출산 정책과 비슷한거죠. 지금까지 행정이 원하는대로 수년간 해봤으니 이제는 정말 당사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나의 업종을 수십년 동안 이어하던 과거와 달리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주요 업종도 바뀌는 만큼 지원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자동차 내연기관을 만들던 회사가 친환경 자동차 변화에 맞춰 전기차 부품으로 업종을 변경하더라도 업력이 지원 기준이다보니 신규 사업에 따른 지원을 못받는다. 그렇다면 누가 업종을 바꾸겠느냐”며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데 그만큼 지자체 지원은 못따라가는게 문제다. 이를 바꿔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특히 예산낭비를 막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청년농업인으로서 식량안보에 기여하는 건 장기적인 목표다.

“1년동안 부산시의 예산을 들여다보니 한정적인 세수를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하는데 불투명한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