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현실성 없다” 철회 촉구
- 市도 “상위법령 위반 소지” 반대

정당 현수막 게재 장소와 개수를 명시한 옥외광고물 관련 조례 개정을 두고 부산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유관기관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광역시 시의회 건물. 국제신문 DB

부산시의회는 12일부터 열리는 316회 임시회에 ‘부산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상정된다고 11일 밝혔다. 이승우(기장2·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현수막은 지정게시대에 ▷동시에 게재할 수 있는 현수막 개수는 읍·면·동 별로 4개 이하 ▷혐오 비방 내용 및 문구 금지를 명시했다.

이에 정의당 부산시당은 11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실에 맞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며 반발했다. 정의당은 “정당 현수막 지정게시대가 설치된 곳은 3개 구 34개 면에 불과하다. 유료 지정게시대로 장소를 제한하는 것은 재정이 열악한 정당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반대로 막대한 국고보조금 받는 거대 양당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게시 수량을 읍·면·동별 4개 이하로 하면 5개 정당이 205개 행정동에 각각 4개씩, 매일 4000개의 현수막을 걸 수 있는 셈이라며 오히려 부산 전역이 현수막으로 도배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안성민 시의회 의장과 면담하고 게시 수량을 법정 행정동 개수인 205개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부산시도 조례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인천시의회에서 발의한 비슷한 내용의 조례안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에 제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시의회가 입법예고한 조례안에 대해서도 상위법령 위반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낸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인천에서도 조례가 제정은 됐지만 아직 실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는 전체 삭제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