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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과 검찰로 보낸 이재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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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단식 8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투쟁 중인 국회 앞 천막에서 밤 9시 20분 경에 지지자에게 ‘사랑합니다!’라는 장식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26일 저녁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백현동 개발특혜’, ‘대북송금’ 등의 의혹으로 9시간 17분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 김정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사과,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을 요구하며 지난 달 31일부터 이 달 23일까지 24일간 단식을 시작한 이후 정국은 끊임없이 요동쳤다. 이 대표는 단식 기간 중 국회 단식투쟁 천막 안에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지낸 후 국회 당대표실의 간이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중간 중간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곤 했지만, 단식 8일 차에는 2층 계단에서 1층 촛불 문화제에 걸어갈 힘조차 없어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건강이 더 안 좋아진 지난 13일부터는 당대표 회의실을 단식 투쟁장으로 삼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 내에서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파장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으며, 비명계를 비롯한 당내 지도부, 원로들까지 그의 건강을 염려하기에 이르렀다.

사진 왼쪽 단식 투쟁 11일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10일 오후 3시 30분 경 국회 본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단식 8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단식 투쟁중인 국회 앞 천막에서 밤 9시 38분 경 숙소인 당대표실로 들어가는 모습. 김정록 기자
단식 5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단식 4일차 투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계단 농성장 앞에서 비틀거리는 순간, 함께 단식에 돌입한 박찬대 최고위원이 부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물과 죽염 섭취 만으로 단식장을 지키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대표의 단식 기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아내인 권양숙 여사,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이 공개한 3선 이상 의원들의 공천 패널티 등 혁신위 안의 쟁점에 섰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이낙연 전 대표, 종교계, 시민사회원로, 민주당 원로, 당내 최다 모임인 ‘더좋은 미래’, 비명계 조응천 의원까지 나서 그의 단식을 만류했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 이 대표가 건강이 악화 돼 회복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단식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언제 어디서든 이재명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사진 왼쪽은 서울중앙지검이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 이재명 대표를 소환한다는 보도가 나온 8월 14일, 이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는 모습. 오른쪽은 지난 9일 다섯 번째 검찰에 온 이 대표가 조사 이후 차량에 탑승한 모습.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8분 경 출두해 저녁 9시 43분까지 약 11시간 동안 검찰에 머물렀다. 김정록 기자
단식 13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한 후 조사를 마치고 차에 타고 있다. 김정록 기자
왼쪽 이 대표가 12일 수원지검에 출석한 가운데, 그를 지지하는 측과 구속을 주장하는 측이 맞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 이 대표의 단식 18일 차,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김한규 원내대변인이 17일 국회 본관에 들어서며 방호팀의 검문검색을 받고 있다. 방호팀은 15일 70대 김 모씨가 당대표실 앞에서 자해를 한 사건 이후 보안을 강화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와도 국회의원의 검문검색은 하지 않는다.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여야의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으며 이 대표는 단식 중인 9일과 12일 수원중앙지검에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제3자 뇌물제’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비명계를 아우르는 듯 했던 정국은 현실과 달랐다.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표결해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111명과 정의당 6명, 시대전환 1명, 한국의희망 1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 2명 등 가결표가 예상되는 120명을 제외하고도 민주당에서 최소 29명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사진 왼쪽 21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 진행 관련 두 번째로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의원 석을 향해 오케이 사인을 하는 모습. 이날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재석 295인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김정록 기자

헌정 사상 첫 제1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한 26일 오전 10시7분부터 ‘백현동 개발 특혜’, ‘대북송금’ 등의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 대표는 9시간 17분 만인 이날 오후 7시 24분에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영장실질심사는 8시간 40분이 걸렸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27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사법부의 기각 결정을 비판하는 ‘무권구속 유권석방’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은 의원총회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이 대표의 영장 기각에 기뻐하고 있는 모습. 김정록 기자

이에 27일 국민의힘은 비상 의원총회를 통해 “권력의 여부로 구속 여부를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법치의 비상사태”라며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조폭 두목이나 마피아 보스는 영구히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의 판결에 환영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목해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가결시키기도 했다. 또한 이 대표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더욱 세우게 된 셈이다.

단식 7일 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의 대화 도중 소금을 먹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대표의 단식은 정국을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었다. 비명계와의 갈등봉합, 여권과의 대화, 검찰의 압박은 계속 진행형이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위례신도시 배임 등 다른 혐의로도 재판 중이라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다.

사진 왼쪽 단식 8일 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제5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발언장에 나서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촛불을 들고 있는 이 대표. 김정록 기자

단식 9일 차 였던 지난 8일 한국갤럽은(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도가 34%로 8월 5주(8월 29∼31일) 조사보다 7%포인트 올랐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3주째 같은 수치를 유지 중이다. 이 대표의 단식과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까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진 왼쪽, 단식 투쟁 11일 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10시 27분 국회 본관 앞 천막 농성장 앞에서 선풍기에 의지한 채 누워 있다. 오른쪽은 단식 13일 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차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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