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ODA 6조5316억 원 편성
- ‘유치전 키’ 외교부에 44% 배정
- 인도적 지원 등 51개 사업 담아
- BIE 국가 과반이 글로벌 사우스
- 최첨단 ICT 기술 공유로 공략도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의 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 연사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기후 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 상황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사우스(저위도 개발도상국)가 겪는 기후 보건 식량 위기는 치명적이며, 남북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당면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부산엑스포가 전 세계를 향해 꾸준히 발신하는 메시지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전년 대비 44%나 급증한 것 역시 부산엑스포 개최를 통해 ‘부산 이니셔티브’를 확산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이 반영됐다고 평가된다.

19일 국회 부산엑스포 유치지원특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재호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ODA예산으로 6조 5316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저개발된 국가들을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한국형ODA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BIE 최대 표밭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향한 막판 표심 구애에도 ODA 예산 증액 사실이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별 내년도 ODA예산을 보면 외교부가 전체 ODA예산 44%에 해당하는 2조 9000여 억 원을 편성했다. 인도적 지원 등 사업만 51개에 달한다. 이어 기재부가 아시아차관(융자) 사업 등 22개 사업에 2조 7000억 원을 정부안에 담았다. 부산엑스포 유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979억 원을 편성했다.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관심도가 높은 농업과 해양분야 ODA사업으로는 각각 2265억 원(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436억 원(해양수산부)이 책정됐다. 이밖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개도국정보이용환경개선 등 7개 사업 명목으로 271억 원을 담았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등은 전체 182개 BIE회원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사우스가 캐스팅 보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역별로 보면 ▷아프리카(55개 국) ▷중남미(20개 국) ▷동남아시아(11개 국) ▷중앙아시아 (6개 국) ▷태평양 도서지역(16개 국) 등이 지구 남쪽에 몰려있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다.

정부는 막강한 오일 머니의 힘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각 국가마다 한시적 지원이 아닌 장기적 맞춤형 지원 전략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가 경제 개발·발전과 기술 현대화에 목말라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국가로 올라선 우리나라의 모델을 전수하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적극 공유하는 카드로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 개발 경험과 21세기 최첨단 정보통신(ICT) 기술 공유와 원조 확대라는 현실적·실용적 카드로 최대한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사우디는 갖고 있지 못한 분야인 만큼 차별화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해 6월부터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정·재계 주요 인사, 민간 부문 인사 등은 1년 5개월 동안 이들 지역을 중점으로 표밭을 다지는 데 공을 들여왔다. 오는 28일 BIE 총회에서의 표결은 1국 1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개발도상국가들의 전략적·개별적 이해관계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주요 부처별 ODA사업 (단위:원) 부서 사업명 2023년 예산액 2024년 예산액(정부안) 외교부 인도적 지원 등 51개 2조68억 2조8964억 기재부 아시아차관(융자) 등 22개 1조8126억   2조7057억 농림축산식품부  국제농업협력 등 5개  1125억 1857억 교육부 글로벌 교육지원 사업 등 3개  1237억 1614억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협력개발지원 등 6개 706억 979억 보건복지부 개도국개발협력사업 등 10개  710억 935억 해양수산부  연안국과의 협력  290억 436억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지원 334억  408억 인사혁신처  국제기구고용휴직제도운영 270억   324억 국토교통부 국제개발협력사업 지원 등 4개  314억  280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도국정보이용환경개선 등 7개   232억 271억 산림청  국제산림협력 공적개발원조 등 2개 196억 269억 질병청  국제백신연구소지원 등 3개 143억  269억 ※자료 : 박재호 의원실. ODA 예산안을 올린 34개 정부 부처 중 13개 주요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