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예상보다 컸던 표차였다. 경쟁국 사우디에 뒤지는 것은 대체로 알려졌지만 ‘결선 투표 뒤 역전 가능성’을 거론했던 정부 및 대통령실 판세 분석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대국민담화에서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해왔습니다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빙승부란 예측과 달리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크게 뒤진 29표를 기록한 데 대한 당혹감을 드러낸 것이다.
당초 사우디에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부산의 추격이 시작됐고, 종반으로 갈수록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올 여름을 지나면서 ‘2차 투표에서 뒤집기’ 시나리오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프랑스 현지에선 리야드 70표, 로마 50표, 부산 30표로 사우디의 절대 우세를 점치는 보도가 나오고 재계 쪽에서도 “우리가 3등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면서 이런 우려들을 덮었다.
결과적으로 결선 투표는 가보지도 못하고 1차 투표에서 90표 차로 참패하면서 판세분석은 크게 빗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낙관적 전망에 입각해 정부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3분의 2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 투표에서 역전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는데 ‘결선 투표 뒤집기’ 전략 역시 BIE 투표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도 정부의 유치 전략과 외교력 및 정보력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현명한 지도자에게는 현실적인 보고가 올라가지만 치장하고 뻐기기 좋아하는 지도자에게는 허위보고가 올라가는 법”이라면서 “벌거벗은 임금님 귀에 달콤한 정보만 올라가는 게 지금 윤석열 정부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유치 결정을 한 달 앞둔 민감한 시기에 경쟁국인 사우디를 방문한 것이나, 이탈리아 대통령을 국빈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는 등의 정상외교도 전략 미스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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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가 프레스센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로마 17표로 한국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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