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대통령에게 소리를 지르다 강제로 퇴장당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야권 및 과학기술계가 격앙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카르텔 운운하며 R&D(연구·개발)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나”라며 “윤 대통령의 ‘입틀막’ 정부에서 참담하고 슬픈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한 것 같다”면서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라며 “윤 대통령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모두 위해 행위인가. 과잉 진압도 아니고, 폭행이자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란 말이 도는 것”이라고도 했다.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고 한 카이스트 학생이 질질 끌려 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들이 공분했다”며 “‘과학기술을 위한다면서 왜 R&D 예산을 깎았는가’라는 외침은 모든 과학기술인의 질문”이라고 했다.
카이스트 동문 10여 명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의 주인공은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모든 예산 결정 절차가 무력화되고, IMF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과학기술 예산 수조 원이 가차없이 삭감됐다”며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에 “(R&D 예산을) 말로는 늘린다고 하고 실제로는 줄이고 장난하느냐”며 “예산 축소 이유로 카르텔 들먹이더니 그 카르텔 다 어디 갔느냐. 카르텔 문제가 벌써 해결돼서 다시 늘린다는 거냐”고 꼬집었다.
앞서 카이스트 졸업생인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축사 도중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해달라고 외치다 사지가 들려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면서 “이는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수한 행사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역시 경호 요원들에 의해 퇴장당한 바 있다.
지난 16일 대전을 찾은 윤 대통령은 젊은 과학자들의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위한 ‘대학원생 연구생활장학금(석사 매월 최소 80만 원. 박사 매월 최소 110만 원)’ 도입 등 전폭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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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