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심판 바라는 국민열망 반영”

- 김 후보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 보수세력 빠르게 뭉치고 있어
- 예산·입법·공약 실천 능력 강조

보수 세력의 우세가 점쳐지던 부산 연제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선전하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진보당 노정현 연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거리에서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행정·사법기관이 밀집한 연제구는 1996년 15대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보수 정당이 무난히 승리한 곳이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후보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김희정 후보를 이기긴 했지만 차이는 3.21%포인트로 근소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성문 예비후보와 진보당 노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상과 달리 노 후보가 승리하면서 진보당 유일의 지역구 야권 단일화 후보로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더욱이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 정치권의 화두에 올랐다.

이 같은 배경으로, 우선 전국에서 불고 있는 정권 심판론이 연제구에서도 강하게 작용하는 데다 이 후보와의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노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후보 측 역시 제3당인 진보당의 대표 색깔인 붉은색 대신 거대 양당인 민주당의 파란색을 사용하는 등 단일화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야권 결집도도 높다는 분석이다. 경선 결과 발표 이후인 지난달 26일 노 후보는 민주당과 시민사회가 포함된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6000명의 당원을 보유한 진보당 부산시당의 물량공세도 톡톡히 한몫 한다는 평가다. 당원들이 부산 최초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진보당 선거운동원 40여 명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연제구 구석구석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4일 노 후보 캠프가 있는 연산교차로 인근은 물론 온천천 주변에서 파란색 옷을 입고 노 후보의 이름이 쓰여진 명패나 피켓을 들고 삼삼오오 다니는 자원봉사자를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다. 연산동 주민 김모(35) 씨는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동네를 장악한 수준이라 빨간색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피켓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직접 유세 인사를 하지 않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주진보 세력의 총 결집과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저희가 집계하지 못하는 자원봉사자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 간 경선 여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날 이 의원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함에 따라 앞으로 보수 세력이 결집에 성공해 반전이 나올 수 있는만큼 노 후보도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상대 측에서 물량공세를 하다 보니 비교적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는 표집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문제”라며 “보수 세력도 빠르게 뭉치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역시 “연제구를 위한 예산을 가져오고, 법을 만들고,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우리 주민이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