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야당은 특검법 재표결을 벼르고 있어 ‘특검법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재표결 추진’이란 쳇바퀴가 국회에서 재연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8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15건 째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며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애초 나토 정상회의 이후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전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혐의가 없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특검법에 대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 법안은 국회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됐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간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돼 그 즉시 법률로 확정되고 부결되면 폐기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로 특검법을 재발의하면서 채상병 순직 사건은 물론 파생된 관련 사안을 모두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고, 야권의 특검 추천 권한을 넓히는 등 수위를 더 높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특검법과 관련, “거부하면 (통과)될 때까지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이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며 “국민 명령이자 유족의 비원이 담긴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특검법을 두 번이나 거부한 것인가”라며 “대통령 스스로 범인이라고 자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