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도 취지 못살리고 희화화 우려
- 이원석 “尹탄핵 청문 참석않겠다”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제도가 여야 지지자들의 세 대결을 과시하는 정쟁 창구로 변질되면서 희화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최근 심사 요건(동의 5만 명)을 충족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청원의 상당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청과 같은 정쟁 성격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회 게시판에서 진행되는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심판청구 촉구 결의안’(6만 명)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해임 요청’(7만 명)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40만 명 이상의 동의로 윤 대통령 탄핵 청원과 관련한 청문회가 야권 주도로 강행되자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맞불 성격의 정치적 청원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 청원은 이날 5만 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정당해산 촉구 청원인은 “민주당은 그 활동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하는 경제질서, 사법권 독립 등에 위배되므로 명백한 위헌 정당”이라며 청원의 변을 썼다. 정 위원장 해임 요청을 한 청원인은 “정 의원은 법사위원장으로서 헌법과 국회법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위원회를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막말과 협박을 일삼으며 국회가 갖춰야 할 품위마저 잊은 채 법사위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의 해임 청원안도 법사위로 회부되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며 “그러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검사탄핵 청문회도 시비 걸지 말고 응하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위원장에 대한 청원도 정상적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원에 대해 지난 19일 1차 청문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6일 2차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이원석 검찰 총장은 2차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하여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입법권의 한계를 넘어 사법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법치주의의 기반을 침해하는 것이다.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가톨릭대 차재원 특임교수는 “입법에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취지와는 달리 현재는 청원이 아닌 증오 정치를 부추기는 창구가 돼 버렸다”면서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