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발상황 우려해 일정 일사천리
- 표결서 국힘 8명만 찬성 땐 가결
- 헌재 3명 공석 ‘6인 체제’ 변수
- 이재명 “尹, 북한 자극할 위험 커”
- 조국 “전쟁 시작 버튼 누를 수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野) 6당이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 탄핵열차가 본격 출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계엄을 선포하면서 그간 탄핵에 거리를 두던 민주당도 탄핵에 동참하면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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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의원 191명 공동 명의로 발의됐다. 사진은 이날 야 6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는 모습.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탄핵소추안은 윤 대통령이 전날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채 비상계엄을 발령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을 위반했다는 점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야당은 5일 0시1분에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6일 0시2분부터 표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탄핵 가결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해서 6, 7일이 표결 가능 시점이다. 야당이 최대한 탄핵 가결을 앞당기려는 데에는 한밤 중에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대통령 직무는 즉각 정지된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정족수 9명 가운데 국회 몫 3명이 공석인 ‘6인 체제’라는 점이 변수다. 여야는 탄핵소추 심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후임 헌법재판관 추천을 조만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며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해 무력 충돌로 이끌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비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도 “앞으로 또 비상계엄, 심지어 전쟁 시작의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이라며 “탄핵소추로 대통령 직무를 즉각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각각 국가수사본부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으며, 민주당도 내란죄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재직 중 불소추특권 범위를 벗어나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과 관련해 긴급 현안질의를 하기로 했다.
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윤 대통령 퇴진·탄핵 추진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찬성’이 돼야 한다. 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만 찬성하면 탄핵이 가결돼 대통령 직무는 중지된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만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이 가결된다. 국민의힘에 몸담았던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최소 6명 이상의 여당 의원으로부터 찬성 의사를 확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민의힘에서 충분한 이탈표가 나오지 않아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10일에 정기국회가 종료된 뒤 임시국회를 열어 다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여당 의원 18명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탄핵 표결에 있어서는 국민의힘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가 있는 여당으로서는 윤 대통령 탄핵이 보수 궤멸, 민주당 정권 탄생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탄핵 추진과 관련해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탄핵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