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이틀 전 김 前국방에게 임무 받아”
- 방첩사 이경민도 “여인형이 사전 지시”
- 공수여단장 눈물… 軍 사기저하 여실히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국회에서 폭로했다. 곽 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비화폰(비밀통화폰)으로 직접 전화했다.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그 지시사항을 듣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 쏴서 들어가야 하나, 전기 끊어서 못하게 해야 하나’ 이런 부분을 논의했었고 현장 지휘관은 ‘안 됩니다, 제한됩니다’라고 제게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국회에 투입된 김현태 707특임단장도 “(사령관에게) 더이상 무리수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고, 사령관은 ‘알겠다, 하지 마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
|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내용을 증언하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곽 사령관은 이런 상황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보고 안 했고, 철수할 때 전임 (김용현) 장관에게 현 상황을 설명드리고 철수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지난 6일에는 윤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했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병력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의원들 질의에 윤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가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내용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제한된다”고 하다가 오후 국방위에서 내용을 공개했다.
곽 사령관은 또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보다 이른 지난 1일에 계엄과 관련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일 지시받은 내용과 관련해 “제가 받은 임무는 국회, 선관위 셋(3곳),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개 지역을 확보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임무를 전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유선 비화폰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첩사령관 직무대리인 이경민 참모장은 여인형 사령관이 지난 1일 북한 도발을 이유로 주요 간부들에게 지시 대기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12월 1일 여 사령관이 휴가 후 돌아와서 북한 도발 임박을 빌미로 대령급 실장들에게 통신상으로 지시 대기를 내렸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전에는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각 처·실장들은 음주 자제하고 통신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여 사령관에게서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8, 29일 이후 대남 풍선을 띄운 적이 없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이 군이 ‘도발’로 규정하는 무력시위는 지난달 5일이 마지막이었는데 북한과 풍선을 이유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고교 후배로 계엄 사태 관여 의혹을 받는 여 사령관이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국군정보사령부의 문상호 사령관도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지시로 선관위에 영관급 10명을 파견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를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관위 CCTV에서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지시했고, (촬영한 사진은)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의 주요 지휘관 등 고위 장성 50여 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특수전사령관 산하 이상현 1공수여단장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군 수뇌부의 이런 모습은 12·3 계엄사태에 연루돼 바닥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보여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