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16일 “혹시라도 국정 전반에서의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럽다면, 경제와 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를 구성해줄 것을 국민의힘에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존재 이유는 결국 국민의 더 나은 삶 아니겠나”라며 “계산은 조금 뒤로 물리시고 국정안정협의체든, 경제 문제에 한정된 협의체든 신속하게 결단하고 함께해 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이 대표가 국정안정협의체 가동을 제안하자 “여당이 국정을 주도하고 야당이 협력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를 북한 담당 특별임무대사로 지명한 것과 관련, “차기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특사 지명을 적극 환영한다”며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여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북미 회담 실현으로 동북아 안정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사들을 국회에서 만나는 등 경제 행보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정세가 불안하고 (그 정세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 정도일 것”이라며 “혼란은 이른 시간 내에 합법적 절차에 따라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민주성과 합리성을 토대로 성장하고 발전한다”며 “잠시의 혼란은 대한민국에 투자할 기회 또는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처럼 정국 수습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외교와 경제 문제에서도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을 두고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행보를 견제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벌써부터 대통령이 다 된 듯한 대통령 놀음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주 업무가 현상 유지·관리’라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을 들며 “무엇이 현상 유지이고 무엇이 현상 변경인가. 이 대표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추경은 현상 변경인가 유지인가”라며 “결국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권한대행의 권한을 제약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 체제’가 아니다. 이 대표는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에 제멋대로 유권 해석을 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다만 권 대행은 18일 이 대표와 상견례를 겸한 만남을 갖고 정국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