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금융시장 장벽 제거 필요”
- 재계 “기업 경영권 제약” 반대
- 소액주주 “보호장치 마련 시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당론으로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 관련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재계 및 개미 투자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토론회 좌장을 맡으면서 대권 주자로서 주도권을 잡고 민생 경제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외연 확장을 시도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상법 개정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김정록 기자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도 환율이 매우 불안정해서 많은 분이 걱정하고 계시는데 이런 건 흐름에 관한 것”이라며 “자본시장과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며 이날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 주제가 매우 어려운 주제기는 하지만 결국 결정을 해야 하고, 민주당이 상당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기도 하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잘 듣고 합리적 의사결정에 이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이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 수단을 금융시장으로 옮길 것이기 때문에 그 장벽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상법 개정안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회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비상장 법인까지 포함한 전체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적용 대상을 상장법인으로 좁히고, 4가지 행위에 한정해 법을 적용해 소송 남용이나 경영 위축 등 상법 개정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자본시장법 개정에 나선 상태다.

재계 측은 “기업 경쟁력 제고가 더 중요하다”며 상법 개정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서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올리는 게 근본적인 처방”이라며 “규제보다는 선제적인 산업 경쟁력을 통해서 노력하는 것이 주주를 보호하면서 기업도 성장한다”고 말했다. 프레스 기기를 제조하는 중견기업 심팩의 정연중 최고재무관리자(CFO) 역시 “충실의무 확대가 이사회의 결정을 제한하고 기업의 장기 성장에 필요한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가 재투자와 배당, 신사업 추진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투자자 측은 상법 개정안 없이는 주주의 손해를 회복할 방법이 없으며, 소액주주들을 보호해야 오히려 한국 자본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한석 참여연대 실행위원은 “장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주 보호 장치가 전혀 없어서 투자하기 너무 어려운 환경이고, 그래서 외국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현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는 “우리나라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개미 투자자들은 한국장을 대거 이탈해 외국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경영진이 감내할 만한 적정수준의 개혁은 어림도 없다”며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급진적 법안만이 투자자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의 균형을 찾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별도의 공청회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