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별법’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온당치 못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은 국민의 요구”라며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처리 문제를 여야가 타협·협상할 일로 규정하고 다시 논의 대상으로 삼자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한 권한대행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재의 요구를 하든, 수용하든 권한대행이 판단할 일이다”며 “한 권한대행이 그 판단을 미루기 위해 국민의 요구를 ‘견해 충돌’이라고 표현한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 의장은 또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도 정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9인 체제 헌법재판관 구성은 헌법재판소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한 바이기도 하다”며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이 정치 협상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남은 것은 국회가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을 선출해서 보내면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일뿐”이라며 “권한대행께 강력히 요청한다. 본분에 맞춰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 그것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압박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고 여야의 협상을 촉구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특검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관해 “여야가 타협안을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수사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공평하다고 수긍할 수 있는 법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야가 노력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지금보다 한층 심한 불신과 증오가 자라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은 특히 “저는 감히 우원식 국회의장님을 중심으로 우리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며 “또 그렇게 해주실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