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2차 변론준비기일 열어
- 쟁점 정리·심리일정 등 조율

공석 중인 재판관 3명 중 2명의 임명으로 ‘8인 체제’가 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10월 17일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6인 체제로 운영된 헌재는 2일 정계선·조한창 재판관이 취임식을 하며 두 달 반 만에 재판관 8명으로 구성됐다. 신임 재판관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비롯해 헌재에 계류 중인 사건의 진행 상황을 공유받고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두 재판관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6년간 직무를 수행한다. 조한창 판관은 취임사를 통해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돼야 할 다수의 문제가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기관들의 합의를 통해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배려와 공감을 기본으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계선 재판관도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현 상황을 짚었다. 그는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재의 사명이 어느 때보다 무겁다.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따라가겠다”며 “빨리 한 자리의 공석이 메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당장 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2차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국회와 윤 대통령의 대리인들과 쟁점을 추가 정리하고 심리 일정 등을 조율한다. 이번 기일에서는 쟁점에 관한 윤 대통령 측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변론기일에 부를 증인과 외부 기관에 대한 자료 제출 신청 채택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국회는 검찰과 경찰, 군검찰이 가진 피의자들의 구속영장 청구서, 신문조서 등 수사 관련 서류를 헌재가 각 기관에 촉탁(요청)해 달라고 요청하고 증인 15명을 우선 신청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시무식에서 “국회가 탄핵심판 청구인으로서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일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 의견 등을 들어 증인 등 채택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본격 변론은 이달 중 준비 기일을 2,3차례 더 거친 뒤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시무식에서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탄핵심판 사건을 우선적으로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재판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9인 완성체의 재판부’와 연구부·사무처가 삼위일체가 돼 까다로운 사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건 처리 역량은 산술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자”며 “비상 상황에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내서 변화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