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구속되면서 검찰총장 출신인 그가 구속되기까지 보여준 대응 방식이 주목받는다. 윤 대통령은 1994년부터 20여 년을 검사로서 법을 집행했다. 중간에 잠시 로펌 변호사로 다른 길을 걸었다가 선배들의 설득에 검찰로 복귀했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장 등을 거치며 특별수사통 검사로 인정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정치권에 입문해서도 일천한 정치 이력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공정’을 내세우는 ‘강골 검사’ 이미지가 핵심 정치 자산이자 트레이드 마크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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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가운데 18일 오후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번 내란 혐의 수사 대응 과정에서 보인 모습은 그동안 보인 법률가의 면모와는 완전히 달랐다. 초지일관 ‘불법 수사·영장 무효’를 주장하며 법 집행기관과 사법부의 절차 진행·판단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는 헌정사 최초의 현직 대통령 구속을 부른 악수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4일 뒤인 지난달 7일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검찰과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4차례 불응했다. 공수처가 관저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수취 거절하는 등 아예 우편물 수령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 측은 서울서부지법이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에는 영장 효력도 부정했다.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서부지법은 관할권이 없으므로 체포영장 자체가 위법·무효라는 취지였다. 이후 체포영장 1차 집행도 저지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재판 결과에 일단 승복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근본 동인”(7일),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은 존중하는 것이 법치주의 사회에서의 모든 국민의 의무”(9일)라고 말했다.
공수처의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이후 윤 대통령은 첫날 조사에서 이름·주소를 묻는 인정신문을 포함한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2일·3일째 조사에는 아예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구치소에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대신 변호인을 통해 수사·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하는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편지를 발표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영장 집행에 불복한 것은 법적 절차 내에서 수사나 법원 결정의 적법성을 다투는 것을 넘어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것은 도주와 다를 바 없다고 간주해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며 “검사 윤석열이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지 스스로 되돌아 보라”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