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으로 나오자 당내 잠룡들이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며 서서히 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과도 맞물린 경쟁으로 해석된다.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은 야당에 유리한 탄핵 정국인데도 여당에 지지율 추격을 허용하거나, 오히려 뒤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이재명 일극 체제’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24일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설립한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같은 날 김동연 경기지사는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남 기반의 잠룡들도 가세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제1당인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봐야겠다”고 분석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정권 교체로 가는 길은 이재명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했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연이은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 중심 원외 모임인 ‘초일회’는 다음 달 6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현 정국을 토론하는 간담회를 연다. 이에 따라 비명계 주자들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두관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