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여야 논의의 최대 쟁점으로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떠올랐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소득대체율을 두고는 여당은 43~44%, 야당은 44~45%를 주장하는 등 입장차를 좁혔으나 자동조정장치는 도입 여부부터 쟁점이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제도다. 국민의힘은 제도 도입 후 소득대체율을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도입부터 논의하자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이 주최한 연금개혁 청년 간담회가 25일 국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김정록 기자

여야 원내대표는 26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연금개혁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25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주 국정협의회에서 연금법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부분에 이재명 대표가 명확하게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다만 국회 승인 등 절차적인 문제는 추후 실무 협의를 하기로 했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정협의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승인을 전제로 이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소득대체율 44% 수용을 전제로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후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 대표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정책위의장이 이를 꼬집은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급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며 “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연금을 받아 가는 사람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구조로 미래 세대, 청년 세대가 감당해야 될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더 이상 노동계의 눈치 보지 말고, 미래 세대를 위해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포함한 개혁 논의를 전향적으로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국회에서 청년 단체와 연금개혁 간담회를 열고 청년층도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연금개혁에 또 조건을 들고나왔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합의한다면 민주당이 제안한 소득대체율(44%)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동조정장치는 한마디로 ‘연금 자동삭감 장치’다. 그래서 민주당은 일관되게 여기에는 반대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구조개혁 때 논의하면 되는 문제다. 자꾸 이런저런 조건을 걸지 말고 모수개혁부터 합의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가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우려를 표하는 것은 소득 보장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1975년 생이 평생 받는 연금액이 현재보다 15% 줄어든다는 정부 추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