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군함 제조·보수 도움 원해
- 지역 신산업 위해 규제 철폐 검토”
- 5~6일 삼성중공업 등 현장 방문
- 이재명 대표도 朴시장 면담 예정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을 맡은 이언주 최고위원은 “미중 간 패권전쟁 덕분에 중국이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조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협력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부산 울산 경남은 조선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에서 뒤쳐진 신산업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인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최고위원은 지난달 21~27일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국 워싱턴 등을 방문해 의원외교 활동을 펼치고 귀국한 직후인 지난달 28일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5, 6일에는 경남 거제와 창원 등의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두산 에너빌리티 세아특수강 등 중공업·철강 업체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다. 이 최고위원은 “제조업 부활을 꿈꾸는 미국은 한국이 상선과 군함 등의 제조 및 유지, 보수 등 이른바 MRO를 도와주기를 바란다. 이와 관련한 입법 문제도 미국 상원의원들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자국 내로 제한돼 있는 선박 건조 등 관련법안을 개정해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서도 미국 상선과 군함 등을 건조 혹은 유지 수리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의 필리 조선소도 방문한 이 최고위원은 “미국으로서는 우리나라가 자국 조선소 역량을 끌어올려주기를 바라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수출하기를 원한다”며 “미국 현지에 투자를 하면 국내 우수 인력 등이 미국으로 교육 등을 위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조선산업은 정부의 각종 특혜·보조금을 발판으로 2023년 시장점유율이 50% 이상(2000년 5%)을 차지하는 세계 1위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국내 조선업계와의 간담회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전환을 위한 기술 국산화와 실증사업 등에 국가 차원의 지원 요청을 들었다며 “정부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구조화하도록 지원하되, 기업이 숙련공을 잘 관리하도록 신경을 쓰고 그 안에서 하청업체 등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이 일감을 많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산업의 숙련공들이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파견될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에서는 동맹국인 한국 국적자를 선호할 것이니 국내 기업도 ‘한국 노동자’를 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커진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최고위원은 또 미국 측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강하게 희망했다고 전하며 “이 사업의 사업성과 경제성을 떠나 관세와 통상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을 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석유화학이나 제철 등 전통적 주력사업은 재구조화가 이뤄지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신기술 쪽으로 전환돼야 하고 인공지능(AI) 등 배터리와 반도체 등 전략산업 등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신산업과 첨단전략 산업이 발전한 것은 전 세계 인재가 몰리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전 세계 인재를 모아야 하는데, 전 세계 인재를 모으기에 좋은 지역 중 하나가 바로 부산”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산업구조를 디지털자산거래소와 실버 산업 등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이를 위해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 경남과 남부권 등을 대상으로 규제를 다 풀어주는 ‘메가 샌드박스’도 당 차원에서 논의한다고 전혔다.

이 최고위원에 이어 6일에는 이재명 대표가 북극항로 등 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박형준 부산시장을 면담하고 부산신항 등 현장에서 간담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