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 업무가 중단됐지만 측근 챙기기용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가 자행되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내란 상태로 정통성을 상실한 정부가 국정을 책임지기는커녕, 측근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알박기 인사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권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정록 기자

　20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공공기관 인사 공고는 단 3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과 2월 13건 이상 급증했다. 특히 1월 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인사를 시행하고 준비하라”고 지시한 이후, 2월 20일까지 공공기관 인사 공고가 무려 53건이나 게시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의 경우 지난 1월 20일 임명된 한국석유관리원 최춘식 원장은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 국민의힘 중앙연수원장을 지냈다. 2월 5일 임명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주수 대표이사는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으로 이은권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 후보로는 장제원 전 의원의 보좌관이 포함됐다. 지난 1월 말로 임기가 만료된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3월 5일까지 기관장을 공모해 1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전문성이 없는 여당 출신 정치인이 낙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도 비슷하다. 2월 28일 취임한 유종필 창업진흥원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캠프 특별고문 역할을 맡았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출신이다. 한국벤처투자 상임감사에는 윤석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공영홈쇼핑 상임감사는 자유한국당 부대변인 출신 인사가 임명됐다.

　산자위 민주당 의원들은 “내란으로 정통성을 상실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측근 챙기기가 아니다. 정권이 불안정한 과도기 상황에서 웬만한 인사는 중단하고 최소한의 공백을 유지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오히려 내란 사태 이후 더 공격적으로 공공기관 인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차기 정부의 운영을 방해하고 국정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의도적인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