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약 2억원 상당의 미국 국채를 매입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 우수 9개 기업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부총리가 원화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환율이 오를수록 수익이 나는 30년 만기 미국채를 2억 원가량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작년 미국채 30년물인 ‘T1.375 08/15/50’을 매수해 연말 재산신고 시점 기준 1억9712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이 채권은 미국 재무부가 2020년 발행한 2050년 만기 채권이다.

정치권에서는 최 부총리가 미국채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입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2년 전,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대통령실 경제수석 시절 매입한 1억 7000만 원 상당의 미국채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최 부총리는 비판을 받자 연말 재산신고 전 해당 상품을 팔았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2023년 12월31일 기준으로 2024년 3월28일 공개된 재산에는 해당 채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재산신고로 이후 다시 미국 국채를 산 점이 드러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명백한 배임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최 부총리가 ‘계엄 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자 장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해놓고 뒤에서는 미국 국채를 사들이며 원화 가치 하락에 베팅했다’고 비판하며 매수 시점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최 부총리가 미국채를 매입한 지난해는 원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환율 1400원을 돌파하리라는 전망이 쏟아질 정도로 원화 가치가 하락한 시점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까지 터지면서 지난해 연말 종가 기준 환율은 1472.5원까치 치솟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 측은 미국채 구입이 공직자윤리법 등에 어긋나는 게 아니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